미 대선 후 엔화 환율 전망은?…해리스 ‘150엔 밑’ vs 트럼프 ‘160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1.05 12:10
엔화 약세...34년 만에 달러당 153엔 돌파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와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선거 결과에 따라 달러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의 향방이 크게 엇갈릴 것으로 전망됐다.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가 승리할 경우 일본 엔화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와 맞물려 강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 엔/달러 환율이 급등(엔화 가치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5일 오후 12시 4분 기준,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2.28엔을 보이고 있다.


143엔대에서 지난달을 시작한 엔화 환율은 '트럼프 트레이드'에 따른 강달러와 집권 지만당의 총선 패배 등 여파로 지난달 말 153엔대까지 급등했다. 환율은 그 이후 152엔대에서 횡보세를 이어가면서 시장은 대선 흐름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환율 향방이 극명하게 엇갈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현재 엔/달러 환율에 대한 주간 내재변동성은 일본은행의 금리인상으로 엔화가 강세를 보였던 지난 8월 초 수준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면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을 계승해 미국 경제의 연착륙 시도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 인플레이션이 앞으로도 둔화세를 이어가면 연준으로선 금리 인하에 대한 부담이 줄어 엔화가 강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미국 경제는 단기적으로 법인세 인하와 기업 규제 완화 등으로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약한 보편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이는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금리인하 속도가 느려지면서 달러는 강세를 보이고 엔화 가치는 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노무라증권의 고토 유지로 외환전략 총괄은 “해리스가 승리하면 시장은 미 국채금리 하락과 달러 약세에 반응해 엔/달러 환율이 150엔 하락을 시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레드 스위프(트럼프 당선 및 공화당의 상·하원 차지)가 나오면 엔/달러 환율은 155엔선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어 일본 당국의 구두개입 여부가 주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크레디아그리콜과 미즈호은행의 전략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 엔/달러 환율이 160엔까지 급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일본 증시 향방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미국 경제 성장과 강달러의 영향으로 일본 증시가 수출주를 중심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최대 60%까지 인상하면 일본 수출도 덩달아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대다수의 일본 기업들은 수익을 늘리기 위해 오랫동안 중국의 강력한 경제 성장에 의존해왔다"고 짚었다.


여기에 모든 국가에 최대 20%에 달하는 보편적 관세마저 부과되고 일부 국가들이 맞관세로 이에 대응할 경우 일본 수출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의 루 마사히코 선임 전략가는 “트럼프가 승리하고 레드 스위프에 가까워질수록 미국 재정지출은 더욱 커질 것이므로 초기 반응은 달러 강세와 일본 증시 상승이 될 것"이라며 “그가 관세를 언급하는 순간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지고 증시는 모멘텀을 잃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부터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서 장 마감 시간이 종전 오후 3시에서 오후 3시 30분으로 30분 연장된다. 도쿄증권거래소의 폐장 시간 연장은 1954년 오후 2시에서 오후 3시로 늦춰진 뒤 70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