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 노동자층 공화당으로 이탈…美 민주당 위기론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1.1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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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사진=AFP/연합)

이번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의 핵심 지지기반이었던 저소득 노동자층이 공화당으로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 유권자들의 표심이 오히려 민주당에게 쏠렸다는 분석마저 나오면서 민주당이 중대한 정체성 위기를 맞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현지시간) '가난한 유권자들이 트럼프에게 모여들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출구조사 결과를 분석했다.


FT 분석 결과, 이번 대선에선 연간 5만달러(약 7000만원) 이하를 버는 가구나 저소득층의 과반이 공화당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을 뽑았다. 반대로 연간 10만 달러(약 1억4000만원) 이상을 버는 유권자들의 경우 과반이 민주당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표를 던졌다.



또 소득 상위 3분의 1구간 유권자 사이에서 과거엔 민주당이 20%포인트 넘게 밀렸었다. 그러나 2010년 정도를 기점으로 꾸준히 격차를 좁히기 시작해 2020년 대선 즈음부터는 민주당이 더 많은 지지를 얻는 추세가 나타났다.


반면 소득 하위 3분의 1구간 유권자 사이에서는 민주당 지지세가 줄어들다가 양당의 편차가 거의 없는 지점에 도달했다. 중간 구간 유권자까지 합쳐서 보면 소득 상위 3분의 1구간에서만 민주당의 지지가 더 큰 셈이다.




FT는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민주당이 소득 상위 3분의 1구간의 유권자에게서 소득이 더 적은 구간의 유권자에게서보다 더 많은 표를 얻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10개 주를 대상으로 한 NBC방송의 출구조사에서는 대학 졸업장이 없는 유권자 중 거의 3분의 2가 트럼프 당선인을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FT는 “분석 결과를 보면 소득이 적고 교육을 덜 받은 유권자들이 이제 공화당이 더 자신들을 잘 대변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민주당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인 12년 전과 비교하면 역전"이라고 설명했다.


라틴계와 비백인 유권자들의 표심도 트럼프 당선인 쪽으로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히스패닉 인구가 96% 이상을 차지하는 멕시코와의 국경 지역 텍사스주 스타카운티에선 트럼프 당선인으로의 이동이 뚜렷했다.


이 같은 변화는 민주당에 전면적 정체성 위기를 불러왔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폴리티코는 당직자 등 민주당 관계자 16명을 인터뷰해 당내 중도파와 진보파 모두에게서 당 정체성의 핵심이었던 노동자층과의 소통이 중단됐다는 공통의 진단을 얻었다고 전했다.


민주당 진보코커스 의장인 프라밀라 자야팔 하원의원은 “민주당은 재건돼야 한다"면서 “우리가 노동자들을 버렸든 그들이 우리를 버렸든 복합적 결과든 우리는 엘리트의 당이 됐다"고 말했다.


'진보의 아이콘'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 역시 앞서 “노동자들을 버린 민주당이 노동자들에게 버림받은 것은 별로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폴리티코는 대통령 재임 시절의 탄핵 위기와 의회 난입 사태, 중범죄 기소 등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을 비교적 쉽게 탈환하면서 민주당에는 이제 당 이미지가 훼손된 정도가 아니라 부서져 버렸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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