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KAI, ‘미래먹거리’ 우주사업 강화 박차…투자 성과 기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1.12 15:27

2035년 글로벌 우주산업 규모 2조달러…민·관, 시장점유율 10% 목표

발사체 제조 등 업스트림·위성서비스 포함 다운스트림 분야 육성 강화

쎄트렉아이, 위성사업 앞세워 흑전…제노코, 연간 최대 매출 달성 전망

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이 영국 '판버러 국제에어쇼'에서 공개한 파리 올림픽경기장 영상

경제·안보 등의 이유로 글로벌 우주산업의 빠른 성장세가 예상되면서 각국 정부와 기업이 관련 기술 개발과 경제성 향상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도 한화그룹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이 성과 창출을 위해 자체 경쟁력 향상 및 유망기업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우주산업 규모는 지난해 5000억~6000억달러(약 680~820조원) 규모로 집계됐다. 매킨지는 이 시장이 2035년 2조달러(약 2800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발사체·인공위성 제조 등 업스트림 분야와 위성서비스를 비롯한 다운스트림 분야 모두 시장 규모 확대가 예고된 상황이다.



대한민국 정부와 업계는 글로벌 시장점유율 10%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등으로 구성된 '스페이스허브'를 중심으로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2032년까지 차세대발사체(KSLV-Ⅲ) 개발을 수행 중이다. 이는 '누리호(KSLV-Ⅱ)' 대비 수송능력이 3배 가까이 높아 △저궤도 대형 위성 △정지궤도 위성 △달 착륙선 발사 등에 활용할 수 있다.




한화시스템은 국내·외 전시회에서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이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선보이는 중으로, 폴란드 WB그룹과 손잡고 SAR 위성체와 탑재체 수출도 추진한다.


국내 최초로 저궤도 위성용 위성간 레이저 통신(ISL) 장비도 개발했다. 한화시스템은 군집 운용 저궤도 위성간 통신이 구현되면 초고속 우주인터넷을 쉽게 제공하고, 통신단절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 스페이스X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도 우주인터넷 시장 진출 등을 위한 ISL 탑재 저궤도 위성 통신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한화가 지분을 투자한 쎄트렉아이는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 437억원·영업이익 8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올 7월 항우연과 맺은 민간 광학위성 1·2호 개발 계약(약 1727억원) 등 위성사업이 선전한 덕분이다. 배성조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쎄트렉아이 위성사업부 수주잔고를 5400억원으로 추정했다.


내년에는 스페이스X를 통해 자체 고해상도 위성 'SpaceEye-T'를 발사하고, 위성영상 판매를 수행하는 자회사 SIIS도 고객사를 늘리면서 수익성을 늘린다는 목표다. 이를 토대로 연간 기준 흑자도 달성한다는 목표다.


KAI는 현대로템·이노스페이스 등과 함께 재사용발사체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우주로 보내는 물체가 늘어나면서 발사 비용 부담을 줄이는 솔루션이 주목 받는 까닭이다.


재사용발사체는 지구와 우주를 여러차례 오갈 수 있도록 설계된 항공기 형태의 우주비행체다. 현재는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을 비롯한 기업이 시장을 선도하는 추세지만, 아직 초기단계라는 점에서 참여 가능한 시장이 넓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밀 유출 등 보안 문제도 언급된다.


임석희 항우연 책임은 앞서 서울 광화문 한국생산성본부에서 열린 '방위산업 최고위 과정'에서 제약·바이오를 비롯한 분야의 경우 일정 수준의 정보를 발사체 제공자에게 전달해야 하는 탓에 자국산 발사체를 선호하는 경향이 포착된다고 설명했다.


KAI는 최근 위성통신 항공전자 강소기업 제노코의 경영권도 인수했다. 수직계열화로 원가를 절감하고 위성 핵심부품 개발 역량을 높이기 위함이다. 통신위성과 위성 운영을 위한 지상국 설계·구축 분야 시너지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제노코는 초소형 위성 체계와 핵심부품 개발로 KAI의 우주사업 강화에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배성조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제노코가 올 상반기 기준 985억원에 달하는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연간 최대 매출을 시현할 것으로 예상했다.


KAI는 제노코를 핵심 계열사로 육성한다는 전략으로, 앞서 영상분석 전문업체 메이사에 단행한 투자로 위성서비스 시장 진출도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주시장에서 자리잡지 못하면 헬륨-3 등 지구에 필요한 자원을 채굴하고 보내는 마이닝·수송 분야에서도 외국에 의존할 수 있다"며 “우주항공청이 국내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제도개선에 나서고 있으나, 생태계 강화 등을 위한 범부처 차원의 지원사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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