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불신 가득한 증권사 리포트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1.13 14:13

윤하늘 자본시장부 기자

윤하늘 자본시장부 기자

▲윤하늘 자본시장부 기자

“기자님은 증권사 리포트를 많이 보시나요? 유튜브 증권 방송도 보시나요? 전 요즘 증권사 리포트는 안 본지 오래됐고, 유튜브 증권 분석을 주로 봐요. 오늘 본 유튜브에서는 삼성전자 주가 하방이 4만5000원까지도 열려있다고 보는데, 증권사들은 여전히 저점 매수를 언급해서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와닿지 않는 부분이 많아요."




코로나19 이후 주식에 입문한 개인투자자가 최근 기자를 만나 이 같이 말했다. 국내 증시가 하반기 들어 변동성이 커진 데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의 주가가 5만원 초반까지 하락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증권사 리포트에 대한 불만이 재차 터져나오는 중이다.


불과 국내 증권가에서는 2개월 전만해도 삼성전자 주가 10만원 시대가 온다고 전망했다. 증권사들은 최근 목표주가를 내렸지만, 여전히 높단 평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증권사 24곳의 삼성전자 평균 목표주가는 전날 기준 8만7208원이다.


여기에 모든 증권사가 투자 의견은 '매수'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5만원대 초반으로, 5만원 선도 위협받고 있는 처지다. 올해만 35% 이상 하락한 상태다.




국내 증권사 리포트 가운데 매도비율은 10월 기준 3% 수준이다. 매수 비중은 92%가 넘는다. 증권사 리포트에서 '매도' 의견을 찾기 어려워진 건 오래됐다. '중립' 의견이 나오면 사실상 '매도' 의견으로 볼 정도다.


외국계 증권사에 휩쓸린다는 평가도 있다. 모건스탠리가 올해 '반도체 위기론'을 제시하며 SK하이닉스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제시했을 때 국내 증권사들도 일제히 목표가를 낮추기도 했다. 그러나 SK하이닉스의 호실적 기대감이 커지며 주가가 상승하자, 모건스탠리도 긍정적 의견으로 바꿨다. 이후 국내 증권사들도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며 호평을 내놓기 시작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만 30% 이상 오른 상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밸류업을 위해서는 정부의 꾸준한 정책 지원도 필요하지만, 증권가의 지원과 노력도 있어야한다. 증권가 리포트에 대한 지적은 하루 이틀 얘기가 아니다. 구조적 문제의 해결도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국내 증시가 “나라가 망하는 게 아니냐"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증권가가 기업에게 친절한 장밋빛 전망만 내놓을 때가 아니다. 개인투자자들이 정확한 전문가 의견 습득과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난해한' 리포트 보단, 투자자들을 위한 '객관적인' 리포트를 볼 수 있길 오늘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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