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일등 공신'으로 꼽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지명됐다. 이로써 머스크는 미국 연방정부를 총체적으로 개혁하는 역할을 공식적으로 맡게 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한때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였던 비벡 라마스와미(39)도 머스크와 함께 정부효율부를 이끌 것이라고 발표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1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훌륭한 이들 두 미국인은 함께 나의 행정부를 위해 정부 관료주의를 해체하고, 과도한 규제를 철폐하고, 낭비되는 지출을 삭감하고, 연방 기관을 재건하기 위한 길을 닦을 것"이라면서 “이는 '세이브 아메리카'(Save America·미국 구하기) 운동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정부효율부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새로 만들어지는 부처로, 트럼프 당선인은 이를 “우리 시대의 '맨해튼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2차 세계대전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 맨해튼 프로젝트는 미국이 인류 최초로 핵무기를 개발하기 위해 진행한 비밀 계획의 명칭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이런 종류의 급진적인 변화를 추진하기 위해 정부효율부는 정부의 외부에서 조언을 제공할 것이며 백악관과 예산관리국(OMB)과 협력해 대규모 구조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며 “정부에 대한 전에 없던 기업가적 접근 방식을 만들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두 사람이 “효율성을 염두에 두고 연방 관료제를 변화시키는 동시에 모든 미국인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들기를 기대한다"며 이들이 “정부 지출에 존재하는 엄청난 낭비와 사기를 몰아낼 것"이라고 거듭 역설했다.
아울러 트럼프 당선인은 “이들의 작업은 늦어도 2026년 7월 4일까지 완료될 것"이라며 “미국의 독립선언 250주년을 맞아 미국에 완벽한 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7월4일은 1776년 미국의 독립선언을 기념하는 연방 공휴일이다.
이로써 머스크는 명실상부한 미국 정부의 '실력자'로 관료들 위에 군림하며 정부내 뿌리깊은 관료주의를 대수술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첫 대상으로는 연방 정부·기관에 속한 공무원들이 될 가능성이 높다. 머스크는 이날 트럼프 당선인이 머스크를 발탁한다는 성명이 발표된 후 “이것(정부효율부)은 시스템과 정부 낭비에 관련된 사람, 즉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파를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사회복지를 위한 정부 예산도 삭감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달 27일 유세에서 미 연방정부의 예산을 기존 규모(6조7500억달러)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2조달러 이상 삭감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정부효율부가 그것을 바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사회보장연금, 메디케어·메디케이드(공적 의료보험), 재향군인 혜택 등 인기있는 복지 제도를 대폭 삭감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 예산인 6조7500억달러 중 5조3000억달러 이상은 미국 사회보장연금, 메디케어·메디케이드(공적 의료보험), 재향군인 혜택 등에 투입됐다.
머스크는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를 견인한 1등 공신으로 평가된다.
그는 한 때 “트럼프는 세계 최고의 헛소리꾼 중 한 명인 것 같다"고 비판하면서 민주당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민주당과 진보 진영에 대한 환멸 어린 감정을 공격적으로 표시했고, 점차 트럼프에게 우호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머스크는 이번 대선 승리 뒤 트럼프 당선인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통화 자리 등에 배석하는 등 트럼프의 최측근으로서의 입지를 재확인했다.
한편, 라마스와미는 바이오테크 회사를 창업한 기업가로, '젊은 피'를 내세워 이번 공화당 대선 경선에 도전장을 낸 인물이다. 특히 경선 당시 그는 미국의 국방력 강화 필요성과 중국에 대한 견제 강화 등을 역설했다.
또한 지난해에는 연방수사국(FBI), 교육부, 원자력 규제위원회 등 연방정부 기관을 없애겠다고 공약한 바도 있다고 미국 CNN 방송이 전했다.
그 뒤 레이스를 중도하차한 후엔 트럼프 당선인을 전폭 지지하며 그의 최측근 대열에 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