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e+ 삶의 질] 낮·밤 없이 화장실 들락…‘방광의 눈물’ 멈출수 없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1.17 15:56

■ 과민성 방광, 예방과 치료&자가진단

심하면 속옷에 실례 요실금 증세 '난감'

여성 5명 중 1명꼴…男유병률도 10%

술·카페인류 피하고 골반근육 강화해야

인체 내 방광의 위치와 정상/통증증후군 비교

인체 내 방광의 위치와 정상/통증증후군 비교

▲자료=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

과민성 방광 자가진단 항목

과민성 방광 자가진단 항목

▲자료=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

인체의 오줌 길은 콩팥(신장)에서 시작해 요도로 이어지는 데, 콩팥에서 내려와 방광까지 이어지는 오줌 길을 상부요로, 방광에서 요도까지의 오줌 길을 하부요로라고 한다. 소변이 방광에 어느 정도 차면 뇌에서 '방광 근육을 수축하고 요도를 통해 소변을 배출하라'는 명령신호를 보낸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 없이 갑자기 참기 어려운 배뇨충동을 느끼는 경우가 적지 않는데, 이를 '과민성 방광'이라고 한다. 대표적으로 갑작스럽게 소변이 마려워 참을 수 없는 요절박 증상을 느끼며, 참지 못하고 화장실에 가기 전 소변이 새는 절박성 요실금, 하루에 8회 이상 소변을 보는 빈뇨, 밤에 잠을 자다가 배뇨를 위해 1회 이상 일어나는 야간뇨 증상을 동반한다.


2002년 국제요실금학회에서는 과민성 방광을 ]소변을 못참는 증상이 있는 절박성(urgency)이 있는 증상군'으로 정의했다. 정상적인 사람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서 인체 모든 장기가 노화한다. 방광도 예외일 수는 없다. 젊었을 때는 방광이 탄력성이 좋아서 장시간 소변을 참을 수 있지만 중년 이후의 방광은 점차 탄력성을 잃고 딱딱해져서 방광의 용적이 작아지고, 방광으로 가는 신경자체도 문제가 발생해서 조그만 자극에 수축이 일어나서 절박성이 발생한다.



방광 건강 수칙

소변을 보고 싶은 욕구가 자주, 또 강하게 발생해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화장실을 지나치게 들락거려야 하는 과민성 방광은 여성에서 흔한 질환으로 유병률이 2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들이 질환을 숨기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는 20%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학계는 분석하고 있다.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에 따르면 '방광이 눈물을 자주 흘려'(오줌이 자주, 심하게 마려워) 화장실을 들락거리는 과민성 방광은 남성의 삶의 질도 크게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비뇨의학회와 공동으로, 전국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남성의 유병률이 10%에 달한다.




과민성 방광에서 나타나는 주요 증세(빈뇨, 절박뇨, 절박성 요실금, 야간 빈뇨 등)는 남성에게만 있는 전립선비대증 증세와 비슷해 남성들이 과민성 방광을 방치하는 빌미로 작용한다. 따라서 남녀 공히 과민성 방광의 예방과 조기진단, 그리고 치료에 더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고 학계는 강조한다.


첫째, 보폭을 크게 해서 빠르게 꾸준하게 걷기를 하면 하체를 강화하고 골반을 지탱하는 근육을 발달시켜 방광건강에 도움이 된다. 둘째, 방광을 자극하거나 이뇨 작용을 촉진하는 알코올은 물론이려니와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나 차류, 짜고 매운 음식 등의 섭취는 줄이는 것이 좋다.




셋째, 배뇨일지 작성을 통해 자신의 배뇨 습관을 체크한다. 일기를 쓰는 것처럼 시간대별로 배뇨횟수, 배뇨량, 배뇨 관련하여 느낀 불편함 등을 기록하는 방법이다. 배뇨일지는 병원 진료에서도 중요 참고사항이다.


넷째, 방광 훈련을 시행한다. 자신만의 시간표를 정해 일정 시간이 경과하기 전까지 소변을 참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다섯째, 소변과 대변이 새지 않도록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골반근육을 강화하는 운동(항문조이기·스쿼트·케겔운동 등)을 수시로 실천한다.


부천성모병원 비뇨기과 김준철 교수가 요실금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부천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김준철 교수가 과민성 방광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부천성모병원

이러한 행동요법에 효과가 없는 경우 말초신경의 전기자극 치료 및 체외자기장 치료, 천수신경조정술, 보툴리눔톡신(일명 보톡스) 주사 등 비침습 및 최소침습 치료법이 주로 적용된다. 경우에 따라 방광신경차단술, 방광확대술, 배뇨근절제술 등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변석수 교수는 “골반근육운동과 함께 약물치료를 병행하면 방광의 과민 증세가 상당히 호전된다"면서 “항콜린제 약물은 방광배뇨근의 수축을 억제하여 방광을 안정시킴으로써 빈뇨, 절박뇨, 절박성 요실금의 증상의 호전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항콜린제 약물은 부작용으로서 입마름, 변비, 어지러움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김준철 교수는 “화장실을 들락거려도 시원하지 않고, 소변이 언제 어디서 새어 나올지 몰라 외출하는 것도 꺼려진다는 호소를 환자들이 많이 한다"면서 “이러한 증상을 숨기려 하고 부끄러워서 병원 방문을 꺼리다 병을 키워 오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방광 질환이 하루하루의 배뇨 활동과 생활방식, 식습관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평소 생활습관을 잘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빈뇨 증세가 심하면 원인질환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대개 방광에 섬유화가 진행되고 신장이나 방광 등 배뇨 관련 장기 기능이 나빠졌기 때문인데, 결국 이를 해결해야만 소변 증상을 정상으로 돌릴 수 있다.



박효순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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