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어둠의 경로’에 피멍드는 K-콘텐츠…이용자 인식 제고 필요할 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1.20 14:22

김윤호 산업부 기자

김윤호 산업부 기자

▲김윤호 산업부 기자

'죽지도 않고 또 왔네.'




사라진 줄만 알았던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누누티비' 얘기다. 흔히 '어둠의 경로'로 일컬어지는 이곳은 K-콘텐츠들을 불법으로 유통해 논란이 됐다. 최근 운영자 검거로 논란은 일단락 된 줄 알았지만 운영을 재개한다는 이가 나타나며 우려를 낳고 있다.


어둠의 경로를 통해 유통되는 콘텐츠 영역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뿐만 아니라 웹툰과 웹소설 등 장르를 불문하고 넓어지고 있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열혈사제2'와 최신 웹툰, 최근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소설까지 불법 사이트에서 소비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특히 '누누티비(영상)'와 '밤토끼(웹툰)'로 대표되는 불법 콘텐츠 사이트가 시장을 헤집으면서 K-콘텐츠 생태계가 흔들리고 있다.


누누티비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티빙, 웨이브 등 OTT 플랫폼에서 스트리밍되는 드라마와 시리즈, 영화, 예능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이용자들을 빠르게 끌어모았다.




그 여파는 OTT 플랫폼에까지 미쳤다. 업계에선 누누티비를 통해 발생한 저작권 피해가 약 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콘텐츠 부가 판권과 해외 수출 등을 고려하면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밤토끼로 인한 피해도 만만치 않다. 업계는 웹툰 플랫폼과 작가들이 밤토끼로 인해 7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선 사실상 어둠의 경로를 완벽하게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들은 해외에 서버를 두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 접속 차단 조치에도 URL 변경 등을 통해 운영을 재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K-콘텐츠를 지키기 위해 현재 가장 절실한 것은 이용자들의 인식 제고다. 어둠의 경로 방문은 양질의 콘텐츠 제작을 저해해 그 영향이 결국 소비자들에게 되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는 의미다.


콘텐츠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많은 자원과 투자가 필요하다. 창작자의 피와 땀이 녹아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이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치르지 않으면, 투자자가 투자를 줄이고 그 여파로 좋은 창작자가 빛을 보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용자가 없다면 불법 사이트들도 운영 동력을 잃는다. K-콘텐츠를 보호하기 위해선 콘텐츠를 시청할 때 정상적인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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