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기계업계, 우크라이나 재건 시장 진출 본격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1.25 15:33

지난해 트랙터 수입액 1조원 상회…농지·도로 등 복구 모색

HD현대건설기계·대동·TYM 등 참여 의지…대금 리스크 주의

TYM

▲18일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에서 김도훈 TYM 대표(왼쪽)·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가 재건 사업을 위한 농기계 기부식을 진행하고 있다.

건설기계업계가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을 토대로 유럽 등 글로벌 시장 내 입지 강화에 나선다.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로 낮아진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25일 세계은행(WB)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피해복구 및 재건사업 총액은 지난해말 기준 4860억달러(약 684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 중 '유럽의 곡창' 지위를 회복하고 에너지 효율 개선·현대화를 비롯한 농업 경쟁력 강화에 필요한 비용은 560억달러(12%)에 달한다. 우크라이나가 지난해 트랙터 수입에 1조원 이상 투입한 것도 이같은 노력의 일환이다.



'취임 후 24시간 안에 러-우 전쟁을 끝내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 돌아오는 것도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지속적으로 포탄과 드론의 공격이 이어지면 프로젝트 추진도 어렵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대동은 농기계를 수입해 우크라이나에서 판매하는 현지 총판업체에 올해부터 3년간 300억원 상당의 트랙터를 공급한다.




앞서 체결한 시범 공급 계약이 성과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대동은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비즈니스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TYM도 5억5000만원 상당의 기부를 진행했다. 여기에는 농작업 등 피해복구 작업에 활용 가능한 트랙터와 작업기 20세트 및 유지보수용 부품이 포함된다.




TYM은 2022년부터 농기계 기증 및 현금 지원을 이어가는 중으로, 최근 드미트로 프리푸텐 우크라이나 의원과 타라스 페둔키브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 경제 담당 서기관 등이 용산 사옥을 찾아 재건 사업 협력을 위한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TYM은 현지 농업 부문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등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유럽 시장 확장을 바탕으로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한다는 구상이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도 지난해 피해지역 긴급복구를 위해 30t급 크롤러 굴착기와 21t급 휠 굴착기를 포함한 건설장비 5대를 기증한 바 있다. 유지보수도 지원한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우크라이나 건설기계 시장에서 두 자릿수 점유율을 확보한 기업으로, 앞서 한-폴란드 정상회담을 계기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기업 간담회'에도 참석했다.


업계는 연간 1000대 초중반이었던 현지 건설기계 수요가 전후 3배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HD현대건설기계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과 전후 복구용 장비 공급과 테크니션 양성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다만 현지 자금 사정을 고려한 진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복구 사업 규모가 지난해 우크라이나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2.8배 달하는 탓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도 △실효성 있는 사업 개발 △인근 유럽 국가 및 기업과의 제휴 △현지 인근 거점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국제통화기금(IMF)·WB·유럽부흥개발은행(WBRD)·유럽연합(EU)·G7·폴란드 등 외부 지원 의존도가 큰 상황이라는 이유다.


공공-민관 협력(PPP) 프로젝트로 타당성 조사와 운영·유지를 비롯한 전 주기에 걸쳐 사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각 단계에서 발생 가능한 문제를 식별해 참여 기업의 불확실성을 낮추는 것도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국내 기업이 점유 가능한 시장 규모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면서도 “재건사업이 본격화되면 수요 촉진 및 재고 소진에 따른 판가 인상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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