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핑 포인트’ 달성한 중국 전기차 시장…글로벌 석유 수요 파장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1.29 12:09
China Supply Chain Expo

▲중국 BYD(사진=AP/연합)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을 보유한 중국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급증 추이를 보이자 글로벌 석유 수요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 자료를 인용해 “중국의 전기차(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량의 판매량이 티핑 포인트(임계점)에 도달했다"며 “이러한 추이는 운송용 연료에 대한 수요를 하락시켜 석유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CPCA에 따르면 지난 7월 중국의 전기차와 PHEV 판매 비중이 전체 대비 51.1%를 차지해 처음 50%를 돌파한 후 10월(52.9%)까지 4개월 연속 50%를 웃돌았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가 자체 집계한 중국의 전기차 판매 비중은 CPCA 자료보다 보수적이지만 전기차 보급이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BI에 따르면 올 1월 내연기관차 판매 비중은 67.0%를 찍었지만 그 이후 매월 감소세를 보이면서 지난달엔 50.2%까지 떨어졌다.


이같은 추세에 힘입어 중국 도로 위에 달리는 신에너지차(전기차+PHEV)의 비중이 현재 10%에 불과하지만 2027년엔 두 배인 20%로 늘어나고 2040년까지 100%에 이를 수 있다고 옥스퍼드 에너지연구소(OIES)의 앤더스 호브 중국 연구원은 예측했다.




중국이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이자 소비국인 것을 감안하면 이같은 중국의 전기차 보급률 증가세는 글로벌 석유 수요에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세계 원유 수요의 약 20% 차지하고 글로벌 휘발유 수요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5%에 달한다. 더욱이 중국 경제 침체로 산업활동도 둔화되고 있어 석유 수요는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시리안 힐리 석유 애널리스트는 “중국에선 (전기차의) 미래가 생각보다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며 “(전기차에 대한) 중기적 전망치가 예상보다 빠르게 달성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이는 2030년까지 중국 및 글로벌 석유 수요 성장률에 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IEA는 이어 중국 휘발유 수요가 내년부터 본격 하락세로 접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수요가 매년 2.1%씩 하락하는 것과 같은 의미라고 IEA는 설명했다.


다른 글로벌 기관들도 이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증권은 이달 투자노트를 통해 중국 디젤 수요는 2019년에 이미 정점을 찍었고 2030년까지 매년 3~5%씩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최대 선물회사 중신선물(CITIC)은 전기차 보급 증가에 이어 내연기관차 연비 개선, 자동차 소유 정점 등을 이유로 휘발유 수요가 2030년까지 연간 4~5%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최대 국영 석유기업인 페트로차이나 산하 기획 및 엔지니러잉 연구소의 루오 얀투오 선임 엔지니어는 이달 페트로차이나 홈페이지에 “중국 정유 시장과 관련해 올해가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며 “휘발유 소비가 고점을 찍은 후 급격히 감소할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도로 위에 달리는 휘발유 차량이 이르면 내년부터 정점에 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OIES는 중국 경량 자동차에서 나오는 석유 수요가 현재 하루 350만 배럴에서 2040년 100만 배럴로 급감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글로벌 석유 수요가 중국을 중심으로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예단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에서 전기차 보급률이 앞으로도 계속 늘어나 자동차 시장의 100% 전동화 달성이 실제 이뤄질 수 있을 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PHEV가 휘발유 소비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할 수 있는 자료가 아직까지 부족한 점도 석유 수요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지목된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또한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선 전기차 보급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하다. 미국에선 전기차 판매 비중에 10%에 불과한데 이번 대선에서 '레드 스윕'(공화당이 행정부와 입버부 모두 장악)이 일어나자 블룸버그NEF는 미국 전기차 판매 전망치를 큰 폭으로 낮췄다.


IEA에 따르면 미국 휘발유 소비는 2004년에 고점을 찍은 후 작년까지 12% 감소했다. 내연기관차가 아직도 흔한 유럽에선 2007년부터 작년까지 운송용 석유 소비 하락률이 6%에 그친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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