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청정수소 발전시장 첫 사업자에 남부발전 최종 낙찰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2.02 17:13
한국남부발전의 청정수소 기반 전력 생산 개념도

▲한국남부발전의 청정수소 기반 전력 생산 개념도

한국이 세계 최초로 연 청정수소 발전 입찰 시장의 첫 참여 사업자로 한국전력 산하 발전 공기업인 한국남부발전이 최종 결정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일 전력거래소를 통해 '2024년 청정수소 발전 경쟁 입찰'을 진행한 결과, 연간 750GWh(기가와트시) 전력 공급 계획을 제출한 발전소 한 곳이 최종 낙찰자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최종 낙찰자로 선정된 곳은 남부발전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입찰 규정을 이유로 해당 발전소가 어디인지 언급하지 않았지만 남부발전은 최근 자사가 청정수소 발전 경쟁 입찰의 유일한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힌 바 있다.



남부발전은 향후 배관 등 인프라 구축, 발전기 개조 등 준비 기간을 거쳐 오는 2028년부터 15년간 청정수소 기반 암모니아로 발전을 해 고정가격에 전력을 공급하게 된다.


남부발전은 이를 위해 석탄 화력 발전소인 삼척그린파워 1호기에서 기존 연료인 석탄 비율을 80%로 낮추고, 수소화합물인 암모니아를 20% 섞는 '혼합 연소 발전'을 통해 전기를 생산한다.




전력거래소는 연소 때 이산화탄소를 발생하지 않는 암모니아를 사용한 비율에 따라 이 발전소의 연간 전체 발전량의 20%인 750GWh의 '청정 전기'를 생산한 것으로 산정한 뒤 여기에 일반 전기 가격보다 높은 고정 가격을 쳐줄 예정이다.


이번 입찰에는 동서발전, 남동발전, 중부발전 등 5개 발전사 소속 6개 발전소가 6172GWh 규모로 입찰에 참여했지만 남부발전만 유일하게 낙찰자로 선정됐다.




다른 입찰 참여 발전사들은 전력거래소가 비공개로 설정한 최고 입찰가 이상 가격을 써냈거나 산업·경제 기여도, 주민 수용성, 계통 수용성 등 비가격 지표에서 기준에 못 미쳐 탈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입찰에서 공급 계획 대비 낙찰률은 약 12%로 전력 당국의 목표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청정수소의 대량 생산·유통 체계가 형성되기 전 단계에서 전력 당국이 설정한 입찰 상한선과 기업들이 안정적 이익을 기대하는 입찰가 사이에 괴리가 컸던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아직 세계적으로 청정수소 공급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진 이번 입찰 과정에 충분한 의미가 있었다고 자평하면서 내년부터 계속될 추가 입찰에서 낙착률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박찬기 산업부 수소경제정책관은 “대규모 청정수소 수요 창출 및 청정수소 가격 발견에 의미가 있다"며 “매년 입찰 시장이 개설될 예정으로 투찰 사례가 누적되면서 참여도도 높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량으로 탄소를 배출하는 화력 발전소에서 청정수소를 쓰는 방식의 상용 발전 시장을 개설해 운영하는 것은 한국이 세계 최초다. 이런 기술을 활용하면 같은 양의 전기를 만들어도 석탄이나 LNG만을 쓸 때보다는 상대적으로 온실가스를 덜 배출하게 된다.


세계적으로 탄소 중립 달성의 주요한 방법으로 석탄과 LNG 대신 청정수소를 연소해 전기를 생산하는 청정수소 발전 기술이 개발되고 있지만 기술 개발이 초기 단계다. 또 청정수소 가격도 아직 일반 연료보다 크게 높아 상업화된 발전 단계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이번에 첫 청정수소 시장을 열면서 수소 및 수소 화합물의 혼합 연소 비중을 20%로 제시했다.


청정수소 발전 시장은 초기에는 세계적인 기술 발전 상황에 맞춰 100% 수소를 써 발전하는 방식보다는 청정수소와 LNG를 일정 비율로 섞거나 청정수소 기반 암모니아를 석탄과 섞어 태우는 혼합 연소 터빈 발전기 사용 등 과도기를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장기적으로는 LNG 발전기의 경우 수소 연소 비중을 100%까지, 석탄 발전의 경우 암모니아 발전 비중을 50%까지 높일 방침이다.


수소는 일반적으로 생산 방식에 따라 LNG 등을 화학적 방법으로 변형해 만드는 '그레이수소', 일반 수소지만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를 포집한 '블루수소',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전기를 이용해 수전해 방식으로 생산된 '그린수소', 무탄소 전원인 원전 전기로 수전해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핑크수소' 등으로 나뉜다.


정부는 앞으로도 청정수소 입찰 시장을 지속 확대해 오는 2030년이 되면 청정수소 발전 시장 규모를 연간 13TWh(테라와트시. 1TWh=1,000GWh)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2030년 전체 발전량의 약 2% 수준이 될 전망이다. 13TWh는 지난 2022년 기준 대전시의 연간 전력 소비량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김종환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