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건조기·TV 가격 경쟁력↑…로봇청소기, 프리미엄 라인업 확대
선택지 늘려 더 넓은 소비자층 공략…사후관리 서비스 강화도 무기
중국 가전업체들이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가성비를 앞세운 제품부터 프리미엄 제품군까지 다양하게 선보이며 빠르게 시장에 스며들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올인원 세탁건조기와 TV는 중국 제조사의 가성비 대표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제품들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소비자들의 관심을 끈다.
가성비 올인원 세탁건조기의 경우 로보락이 최근 선보인 '로보락 H1'과 '로보락 M1'이 대표적이다. 세탁·건조 용량을 낮추는 대신 판매가는 기존 삼성전자·LG전자 제품의 반값 수준이다.
중국 가전업체는 TV도 가성비 제품을 앞세워 한국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모습이다.
샤오미와 TCL은 올해 스마트 TV를 국내에 선보였다. 모두 100만원대의 제품으로 같은 크기의 국내 제품과 비교해 절반 이상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프리미엄 제품의 대표 주자로는 로봇청소기가 꼽힌다. 로보락, 에코백스, 드리미 등 중국 업체는 기술력을 더한 올인원 제품으로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그동안 가성비 전략만을 추구하던 중국 제조사들은 최근 들어 가성비와 프리미엄 전략을 함께 추진하며 한국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 데 힘쓰고 있다.
이는 다양한 가격대와 기능의 제품을 제공함으로써 더 넓은 소비자층을 공략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로보락이 내놓은 올인원 세탁건조기의 타깃층은 1~2인 가구다. 소규모 가구 증가 추세 트렌드에 맞춰 이들이 사용하기 편리한 소형 크기의 제품이라는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고 있다. 여기에 가격 경쟁력까지 더해 실속형 수요를 공략하겠다는 것.
TV도 마찬가지다. 고물가 시대 속에서 합리적인 소비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해 저렴한 가격대의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로봇청소기는 프리미엄 전략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중국 제조사들은 가사 노동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캐치하고 일찌감치 올인원 시장에 뛰어들었다. 먼지 흡입부터 물걸레 청소까지 한 번에 해결 가능하다는 점에서 200만원을 호가하는 가격에도 소비자들은 지갑을 열기 시작했고, 현재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중국 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중국 가전업체들은 프리미엄과 가성비 전략을 통해 국내 시장에 빠르게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 녹아들기 위해선 우선적으로 제품을 사용하는 이가 많아야 한다"며 “가성비와 프리미엄 영역에서 제품 선택지가 늘면 자연스럽게 이를 활용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이를 통해 중국 제조사들이 국내 가전 시장 곳곳에 침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사후관리 서비스(AS) 미흡 등을 이유로 중국 가전업체가 한국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거란 시각도 나온다. 하지만 중국 업체들은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AS 접수처를 늘리는 등 관련 서비스 강화에 힘쓰며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주력하는 모습이다.
일례로 로보락은 당초 18곳 수준이던 AS 접수처를 352곳으로 넓혔다. TCL도 전국에 38개 AS센터를 구축하며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여가고 있다.
에코백스는 지난달 전국 GS25 편의점을 통한 택배 수리 접수 서비스를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소비자들이 중국산 등 외산 업체의 제품 구매를 망설인 이유 중 하나는 AS 때문이었다"며 “AS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질 경우 외산 업체가 국내 시장에 자리를 잡는 데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