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조종 의혹’ 삼부토건에 가죽업체 75억원 의문의 투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2.12 15:41

가죽업체의 ‘75억 베팅’ 삼부토건 투자 의도 관심

유증 후에도 부채비율 ‘720%’ 재무 개선 어려워

재무불안에 사법 리스크…삼부토건 특검 우려도

삼부토건 CI

▲삼부토건 CI

재무 악화와 시세조종 의혹으로 흔들리는 삼부토건에 75억원의 투자가 이뤄졌다. 비상장 가죽제품 제조업체 대성트레이딩이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삼부토건에 투자하기로 하면서 그 배경과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포털을 보면 삼부토건은 전날 운영자금 확보 목적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공시했다. 신주 발행규모는 750만주로 현 발행주식(2억2868만1824주)의 3.27% 규모다. 발행 가액은 주당 1000원으로 이대로라면 75억원의 자금이 삼부토건에 수혈된다.


이번 유상증자의 신주 배정 대상자는 비상장 주식회사 대성트레이딩이다. 유증 완료 시 대성트레이딩은 지분 3.18%로 2대 주주가 되며, 현 최대주주 디와이디(유증 완료 시 3.29%)와 큰 차이가 없게 된다.



이번 유상증자는 투자자들의 많은 의문을 낳고 있다. 현재 삼부토건을 둘러싸고 있는 많은 악재가 해소되지 않고 있어 향후 주주가치 상승 가능성이 작게 평가되기 때문이다. 모 구직 사이트에 따르면 사재언씨가 대표로 있는 대성트레이딩은 가죽제품 제조업체로 지난 2020년 11월에 설립됐으며, 사원 수 6인의 소규모 기업으로 자금력이 여유로워 보이지는 않는다.


영업손실 수년째…유증 후에도 부채비율 '720%'

첫 번째로 꼽히는 것은 재무 불안이다. 삼부토건은 최근 3년간 심각한 실적난에 몰린 상태다. 매출 자체는 2021년 3570억원, 2022년 4363억원, 2023년 5750억원으로 점점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영업손실은 2021년 44억원, 2022년 808억원, 2023년 782억원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는 중이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도 누적 매출 2688억원, 영업손실 678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익을 내지 못하다 보니 쌓이는 부채로 재무건전성도 크게 악화됐다. 2022년 161%로 무난한 편이었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024년 3분기 말 현재 838.5%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이 200%가 넘을 경우 재무상태가 불안정한 기업으로, 400%가 넘을 경우 부실기업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를 감안하면 삼부토건은 상당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회사를 운영해야 할 자금을 외부에서 끌어오는 차입금으로 충당하고 있는데 그 의존도도 심하다. 기업의 차입금 의존도를 나타내는 순차입금 비율은 3분기 말 기준 326%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50% 이하가 안정적인 수준으로 평가되며, 100%를 초과하면 차입금 부담이 자기자본보다 커져 위험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본다.




올해 삼부토건이 네 번이나 임직원의 월급을 제때 지급하지 못한 것도 이를 방증하는 것으로 보인다. 8월에는 회계감사에서 '의견 거절'을 받아 한국거래소로부터 관리종목으로 지정, 주식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삼부토건이 유상증자를 통해 75억원의 자금을 끌어오더라도 근본적인 재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회사의 자기자본은 3분기 말 기준으로 449억원이며, 유증 후 약 16.7% 증가해 524억원이 된다. 그러나 차입금의 변동이 없다고 가정하더라도 부채비율은 720%, 순차입금 비율은 285%로 여전히 위험 수준이다.


더불어 작년 6월 30일 발행한 전환사채(CB)의 잔액도 98억3000만원가량 남아 있으며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이 있어 유동성 위기감을 더욱 키운다. 해당 CB 전환가격은 1000원이다. 설사 풋옵션이 청구되지 않더라도 표면이자율이 연 6%로 높아 삼부토건 재무에 부담으로 남는다.


해결되지 않은 주가조작 의혹, 특검 대상될 가능성有

삼부토건이 가진 사법 리스크도 만만치 않다. 바로 윤석열 정부가 연루된 주가조작 의혹 당사자기 때문이다.


삼부토건은 2023년 5월부터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 소식과 함께 주가가 급등하며 주가조작 의혹에 휘말렸다. 특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삼부토건을 언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혹이 증폭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10월 국정감사에서 삼부토건의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나 현재 삼부토건에 가해지는 압박감은 더욱 커진 상태다. 이미 더불어민주당은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정부의 강제조사와 확대조사를 촉구, 국회 상설특검을 통해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했다. 11월 말에는 이재명 대표가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직접 삼부토건 주가 차트를 보이며 특검 의지를 밝혔다. 게다가 12월 초부터 시작된 계엄·탄핵 정국으로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의 입김이 더욱 커져 조만간 실제로 특검 대상이 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상기한 리스크들로 인해 삼부토건의 주주가치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워 유증에 참여하는 대성트레이딩의 의도에 의문이 남는다. 삼부토건의 주가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며 '우크라 재건주'로 주목받은 이후 현재 1000원 내외에서 거래되고 있다.


삼부토건 관계자는 “현재로써는 추가적인 자금조달이나 CB 조기상환 계획 같은 것은 없다"며 “유증 대상 회사 선정은 경영진의 판단이며, 어떤 곳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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