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매출 4조·영업익 1600억 전망…2027년 ROE 목표 8% 이상
스테인리스 무계목강관, t당 1000만원·사우디서 연간 2만t 생산
글로벌 수요 증가 힘입어 세아항공방산소재 영업이익률 상승세
글로벌 수요 회복 지연 및 공급과잉 지속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철강업계가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세아베스틸지주는 국내·외에서 수요가 증가하는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실적 반등을 모색한다.
15일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세아베스틸지주는 올해 매출 3조1798억원·영업이익 1434억원 등 전년 대비 하락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국내 자동차 생산량이 축소되고 건설경기 침체가 이어진 탓이다.
중국 경기 침체에 따른 국내 저가 철강재 유입도 불어나는 중으로, 니켈 등 주요 원부재료값 하락도 판가에 악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내년에는 매출 4조원·영업이익 1600억원 수준으로 반등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세아베스틸지주도 지난해 6.7%였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2027년 8%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북미·중동·동남아를 포함한 주요 대륙별 거점에서 생산하는 제품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아람코와 손잡고 내년에 현지 최초의 스테인리스 무계목강관 공장을 준공한 뒤 연간 2만t 규모의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무계목강관은 이음새가 없고 높은 내압성 및 내식성에 힘입어 에너지·정유·석유화학 등의 분야에서 쓰인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스테인리스 무계목강관의 판가가 t당 1000만원 이상으로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사우디 공장에서 연간 20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항공 수요 회복에 힘입어 세아항공방산소재 수익성도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3분기 9.9%였던 영업이익률은 올 1분기 12.0%, 3분기 19.2%까지 확대됐다. 방산용 제품 판매량이 커진 것도 영향을 끼쳤다.
세아항공방산소재는 록히드마틴·보잉·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비롯한 기업의 위탁생산(OEM) 인증도 보유하고 있다. 현대위아 등에 고성능 자동차부품용 합금 소재도 공급하고 있다.
북미 특수합금 시장 공략을 위한 미국 생산법인(세아슈퍼알로이테크놀로지)도 가동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미국 공장의 생산력은 연간 6000t 규모로, 2026년 준공 및 상업 생산이 이뤄질 예정이다. 항공·우주를 비롯한 영역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특수합금 시장은 2021년 68억달러(약 9조5000억원)에서 2031년 150억달러(약 21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점쳐진다. 북미 지역의 시장점유율은 40% 안팎이다.
탄소중립과 전력 수요 대응을 이유로 원전 시장이 커지는 것도 수혜로 작용할 전망이다. 세아베스틸지주는 국내 최초로 미국향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용기(CASK)를 수주했고, 지난해 한국수력원자력을 통해 국내에서도 레퍼런스를 확보했다.
업계는 국내에서만 2042년까지 2300개에 달하는 CASK가 설치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빛·한울·고리본부 등이 포화상태로 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3분기 기준 국내 원전 및 건식저장시설(맥스터)을 비롯한 곳의 저장량은 53만7661다발로 전체 용량의 80%를 넘어섰다.
고준위 방사성방폐물 관리 특별법 제정이 미뤄지는 등 영구저장시설 건립이 늦어지는 만큼 CASK에 대한 의존도도 높아질 공산이 크다. 사용후핵연료 저장공간을 찾지 못하면 가동 중인 원전을 멈춰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철강 수요가 올해 17억5000만t에서 내년 17억7000만t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치는 등 전체 업황은 살아나기 힘들 것"이라며 “성장 잠재력이 크고 후발주자의 추격도 어려운 분야를 중심으로 반등을 노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