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ETF 순자산 총액 172조원 역대 최대
‘KB vs 한투운용’ 3·4위 점유율 매년 좁혀져
삼성·미래에셋 양강 구도 속 5~7위권 치열
키움운용 ‘KIWOOM’·KB운용 ‘RISE’ 등
ETF 브랜드명 리브랜딩 통한 경쟁력 강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규모가 역대 최대인 170조원을 돌파하는 등 여전히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내년에도 자산운용사 간 순위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최근 점유율 6위인 키움투자자산운용이 ETF 리브랜딩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경쟁력 강화에 나선 만큼 다가오는 2025년 중위권 운용사 간 점유율 변화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ETF 순자산 총액은 지난 16일 기준 172조7836억원으로 17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 120조원이었던 순자산액은 올 상반기 150조원을 돌파하더니 연말 170조원대로 급증했다. 1년 만에 50조원 넘게 불어난 것이다.
운용사별로 보면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양강 체제가 올해 내내 이어졌다. 삼성운용은 ETF 순자산 규모 66조4986억원으로 부동의 1위를 수성했고 미래에셋운용은 62조3813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점유율은 각각 38.5%, 36.1%로 2.4%포인트(p) 차이다.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 간 3위 쟁탈전도 치열하다. KB운용과 한투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은 각각 7.7%, 7.4%로 0.3%p 차이다. 지난해 3% 넘게 벌어졌던 격차는 한투운용이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ACE ETF' 순자산을 대폭 끌어올리면서 0.3%p로 좁혔다.
업계에서는 이 속도대로라면 내년에는 한투운용이 3위로 올라설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다만 KB운용도 3위 사수를 위해 지난 7월 자사 ETF 브랜드명을 기존 'KBSTAR'에서 'RISE'로 변경했다. 브랜드명을 교체하고 'RISE ETF' 광고모델로 배우 임시완을 발탁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상품 재정비에도 총력을 다하면서 점유율 높이기에 나섰다.
특히 최근에는 5~7위권인 중위권 운용사들의 점유율 순위도 재편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점유율 2.1%로 6위인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지난 12일 ETF 브랜드명을 'KOSEF'에서 'KIWOOM'으로 바꿨다. KOSEF라는 브랜드명을 지난 2002년부터 20년 넘게 사용해왔지만 마케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격 교체했다.
앞서 한투운용도 KINDEX에서 ACE로 브랜드명을 바꾼 이후 순자산이 증가하는 등 성장한 바 있다. 그렇기 때문에 키움운용의 ETF 리브랜딩 역시 내년 본격적인 몸집 키우기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 들어 점유율 5위로 급성장한 신한자산운용도 지난 2021년 'SOL ETF'로 브랜드명을 바꾼 이후 ETF 상품군을 다양화하면서 점유율을 5%대로 끌어올렸다. 브랜드명을 바꾸기 전까지 신한자산운용은 점유율 0.9%대로 키움운용, 한화자산운용에 못 미쳤지만 올 들어 순자산 규모를 5조원대까지 키웠다.
대형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순위에 연연하려 하진 않지만 신경쓰이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ETF 리브랜딩이 늘어나고 있고 내년에는 더 다양한 상품군을 활용해 고객들의 투자 선택지를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