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선포 이후 금융지주 주가 ‘뚝’
책임경영 강화, 펀더멘털 건재함 입증
4대 금융지주 주가가 탄핵 정국으로 최근 1개월간 고점 대비 10% 넘게 급락하면서 금융지주사 임원들이 잇따라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최근 주가 흐름은 펀더멘털, 주주가치 제고와 무관한 만큼 자사주 매입을 통해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곳은 KB금융지주다.
KB금융은 이달 들어 8명의 임원들이 자사주를 사들였다. 서기원 이사회 사무국장(상무)은 이달 11일 KB금융 주식 200주를 매입했으며, 최근 KB국민카드 대표로 내정된 김재관 KB금융지주 재무담당(CFO) 부사장도 자사주 500주를 사들였다. 나상록 재무기획부장(상무)는 217주를, 권봉중 KB금융지주 IR본부장(전무)과 전효성 KB금융 HR담당(CHO) 상무도 각각 500주, 200주를 매입했다.
정신동 KB금융 경영연구소장(전무), 차대현 KB금융 감사담당(전무), 박진영 KB금융 브랜드담당 상무도 자사주를 각각 120주, 248주, 360주씩 사들였다.
신한지주는 최영권 사외이사가 자사주 2000주를 매입했다. 하나금융지주는 박종무 그룹재무부문장(부사장)과 김미숙 그룹인사부문장 부사장, 박근훈 IR본부장(상무)이 이달 9일부터 11일까지 각각 자사주 500주, 500주, 400주를 사들였다.
이들 임원들이 자사주를 매입한 시기는 이달 10일부터 17일이다. 비상계엄 선포 사태 이후 금융지주 주가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는 만큼 금융지주사 임원들이 직접 자사주를 매입해 펀더멘털의 건재함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지주사 주가는 최근 한 달 간 고점 대비 16% 넘게 하락했다. KB금융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직전인 이달 3일 10만1200원에서 17일 현재 8만4400원으로 16.6% 급락했다. 이 기간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11.7% 빠졌고,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지주도 각각 13.7%, 11% 내렸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연일 1440원선을 위협하면서 외국인 매도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금융사를 둘러싼 규제에 불확실성이 커진 점이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4대 금융지주 모두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하고 있고, 4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최근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주가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펀더멘털이 건재하다는 인식 아래 임원들이 솔선수범해서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 같다"며 “대외 불확실성이 안정되면 금융지주 주가도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