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간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발표 이후 급격히 하락했다. 내년 금리 인하 속도가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데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장담했던 '비트코인 전략물자 비축'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힌 영향이다.
19일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현재 비트코인 시세는 10만700달러 내외에 거래 중이다. 17일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10만8300달러대)와 비교하면 약 7% 떨어진 것이다.
간밤 연준의 금리 인하 결정 이전 10만3000달러∼10만4000달러에서 움직이던 비트코인은 금리 인하 발표 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일시적으로는 10만300달러대까지 하락하며 10만달러선이 무너질 뻔하기도 했다.
연준은 12월 FOMC 결과 기준금리를 4.25∼4.5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그러나 내년도 기준금리 예상 인하 횟수를 기존 4회에서 2회로 줄였다. 이에 따라 내년 말 기준 금리(중간값)도 기존 9월 전망치(3.4%)보다 0.5%포인트 높은 3.9%로 제시했다. 올해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예상에 미치지 못하고 연준의 목표치(2%)보다 높은 수준에 머무른 것이 주요 원인이다.
여기에 파월 연준 의장의 비트코인 관련 발언도 하락세를 부추겼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비트코인을 소유할 수 없다"고 밝혔다. 내년 출범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비트코인을 전략 비축하는 정책을 추진할 것이 유력한데, 이를 부정하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서다.
파월 의장은 비트코인 비축을 위한 법적 제도 마련에 대해서도 “그것은 의회가 고려해야 할 사안으로, 연준은 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가상화폐 중개업체 팔콘엑스의 리서치 책임자인 데이비드 라완트는 “내년 금리 인하 속도가 느려지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지만, 위험 자산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대개 거시경제적 요인이 가상화폐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데 새 행정부의 정책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향후 몇 달간은 업계 자체의 요인들이 시장을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