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e+ 삶의 질] 빙판길 ‘낙상’ 3대 금기…주머니 손넣기·하이힐·음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2.22 15:30

■ 눈길·빙판길·강추위에 낙상 예방과 대처법
머리 충격 후 구토 나오면 뇌손상 여부 확인을
노인들, 살짝만 넘어져도 골절 여부 검사 필수
계단·건물입구·맨홀 뚜껑 등도 조심 조심 해야
골대사학회 골다공증 캠페인…조기검진 강조

눈길에 미끄러져 낙상을 당하면 골절뿐 아니라 뇌진탕 등 뇌손상도 입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사진=박효순 기자

▲눈길에 미끄러져 낙상을 당하면 골절뿐 아니라 뇌진탕 등 뇌손상도 입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사진=박효순 기자

주말 동안 전국 많은 지역에 눈이 내리고 기온이 급강하하면서 눈길과 빙판길 낙상(落傷) 경보가 켜졌다. 이런 위험환경은 겨울내 반복되어 걱정인데, 하이힐을 신거나 춥다고 손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 미끄러져 뇌진탕이나 골절을 당하는 '대형 낙상' 사고를 겪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낙상 환자는 다른 계절보다 겨울철에 3∼4배나 된다. 전문의들은 “낙상사고를 당한 사람들 중 상당수가 골절상을 당한 후 병원 진료를 받은 후에야 자신이 골다공증이나 골감소증에 걸린 환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서 골다공증 조기 발견과 치료 등 관리에 신경을 써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낙상에서 가장 흔한 부상 부위는 손목이다. 미끄러지면서 손으로 바닥을 먼저 짚게 되면서 삐거나(염좌) 골절이 잘 생긴다. 꼬리뼈 역시 엉덩방아를 찧을 때 많이 다치는 부위다. 심한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의자에 앉거나 눕기가 힘들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생긴다.



낙상으로 고관절이 손상되는 경우도 있다. 고관절이 손상되면 심한 통증은 물론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기 때문에 거의 누워 지내게 된다. 피부괴사나 심장질환 등 합병증으로 고생하고,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어 적극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넘어지면서 머리를 부딪힌 뒤 시간이 지나면서 구역, 구토 및 의식저하 증상이 나타나면 뇌에 생각보다 큰 충격이 가해졌다는 증거다. 이런 상태는 잠시 증상이 호전됐다가도 2∼3일 후에 다시 생길 수 있으므로 수일에서 일주일 정도까지 자신의 상태를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머리가 많이 부었는데도 어지럼이나 구토증이 없다면 심한 타박상의 후유증일 가능성이 크다.




넘어져 몸에 손상을 입었다면 휴식을 취하면서 손상 부위를 고정한 뒤 심장보다 높이 올려준다. 부기가 심할 때는 냉찜질을 시행한다. 일반적으로 부상 후 48시간 이내 급성기에는 냉찜질이 도움이 된다. 부상 부위를 차게 하는 것은 근육의 부종을 감소시키고 근육경련을 방지해 통증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급성기가 지나면 혈액순환 촉진과 통증완화를 위해 온찜질을 자주 해주면 좋다.


눈길 낙상 예방을 위해서는 보폭을 좁혀서 걷는 것이 좋다. 사진=박효순 기자

▲눈길 낙상 예방을 위해서는 보폭을 좁혀서 걷는 것이 좋다. 사진=박효순 기자

낙상사고 절반 '출·퇴근길'에 집중…노년층 사고땐 무조건 골절검사 필수

낙상의 절반은 출·퇴근 시간대에 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침은 꽁꽁 얼어 매우 미끄럽고, 저녁에는 낮에 녹은 얼음이 다시 얼어 아주 매끄러워지기 때문에 미끄러질 확률이 더 높다. 출·퇴근 시간을 좀 여유있게 하고, 걸을 때 모양새는 없어보여도 보폭을 줄여 종종걸음을 하는 것이 상책이다.




정승기정형외과 정승기 대표원장(정형외과 전문의·스포츠의학 분과전문의)은 “낙상을 당하면 흔히 근육이나 인대 손상을 동반하게 되며 이때 약물요법, 물리치료, 체외충격파 등을 적용할 수 있다"면서 “이 중 체외충격파 요법은 낙상, 운동부상, 급·만성 인대손상, 힘줄·근육의 손상 등을 비교적 단시간에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눈이 얼어붙은 대로변 인도나 골목길뿐 아니라 지하철 입구의 계단, 건물 입구 등은 실내외 온도 차로 인해 생긴 습기가 얇게 얼어 특히 미끄러운 곳이다. 물기가 있는 하수구 맨홀 뚜껑도 상당히 미끄러우므로 피해서 걷는 것이 바람직하다. 바른세상병원 서동원 대표원장(정형외과 전문의·재활의학과 전문의)은 “노인층은 일단 넘어졌다면 무조건 골절 여부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주머니에 손 넣고 걷기, 하이힐 신고 다니기, 술 마시고 귀가하기는 대형 낙상을 부르는 삼박자"라고 지적했다.


낙상 후 골절을 당하는 요인은 얼마나 심하게 넘어졌느냐와 함께 골다공증이 관건으로 작용한다. 뼈가 약해져 푸석푸석하다면 작은 충격의 낙상에도 '툭∼' 부러지는 허망한 불상사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골다공증 연간 남·여 진료인원은 2019년 약 108만명에서 2023년 약 128만명으로 늘어났다. 골다공증은 폐경이 가장 큰 원인이기 때문에 중년 이후 여성이면 모두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남성에서도 환자가 상당하다. 남성 골다공증 환자수는 2017년 5만 8270명에서 2023년 7만 3179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여성 환자 수는 91만 3926명에서 119만 9433명으로 증가했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골다공증 캠페인송 '골든타임 지켜요'  뮤직비디오. 사진=대한골대사학회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골다공증 캠페인송 '골든타임 지켜요' 뮤직비디오. 사진=대한골대사학회

단시간 치료엔 체외충격파요법 권고…'뼈 숭숭' 약해지는 골다공증 치료·관리도 중요

“건강장수 위해서는 튼튼한 뼈 필요해요, 골다공증 검사해봐요, 우리 뼈가 튼튼하면 행복한 삶 따라와요, 뼈 건강이 약해지면 여기저기 골절돼요, 골밀도는 티스코어 골다공증 검사해봐요, 꾸준하게 잘 치료해요…"


대한골대사학회가 최근 발표한 골다공증 예방과 조기발견 및 치료를 위한 '골든타임 지켜요' 캠페인송의 가사 일부분이다. 골밀도 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골밀도 T-점수'(티스코어)는 뼈의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지표로, 뼈가 튼튼한 정상인의 골밀도와 비교해 골량이 얼마나 줄었는지를 평가한다. 골대사학회 백기현 이사장(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은 “캠페인송 가사는 학회 전문의들이 직접 작사에 참여했으며, 골밀도 T-점수의 중요성과 정기적인 검진을 통한 꾸준한 관리의 필요성을 담았다"고 밝혔다.


골대사학회의 '골다공증 및 골다공증 골절 팩트시트(2023)'에 따르면 골다공증 골절의 전체 발생 현황은 2022년 43만4470명으로, 2002년 9만7380명 대비 346.2% 증가했고 연평균 증가율은 7.8% 수준으로 나타났다. 주로 발생한 골다공증 골절 부위는 50~60대의 경우 '손목 및 발목'이며, 연령이 증가할수록 척추 및 고관절 골절 발생률이 증가한다.


골대사학회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캠페인송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학회가 골다공증 개선과 낙상 예방을 위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여 개발한 '삼세판 운동'을 모티브로 삼아 50∼70 여성들이 노래에 맞춰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운동 동작들이 담겼다. 삼세판 운동은 근력운동, 파워운동, 균형운동을 말하는 것으로, 뼈를 강화하고 근력과 균형 능력을 향상시켜 낙상 위험을 줄이는 운동이다.


참고로, 낙상 후 점검 포인트 다섯 가지를 소개한다.


①하루 이상 두통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머리를 부딪쳤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구역, 구토 및 의식저하 증상이 나타나면 뇌에 큰 충격이 가해졌다는 증거다. 바로 병원에 가서 뇌 정밀검사를 받는다.


②뒷머리를 찧었는데 앞이마까지 붓는다=어지럼이나 구토증이 없다면 심한 타박상의 후유증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런 상태가 1∼2일 이상 지속된다면 뇌 CT나 뇌 MRI를 찍어볼 필요가 있다.


③손목 부위가 붓고 멍이 생겼다=하루 정도 안정을 취해도 통증이나 부기가 가라앉지 않는다면 손목인대나 손목뼈에 실금이 갔을 가능성이 있다. 엑스레이검사로 발견할 수 있다.


④꼬리뼈에 생긴 통증이 잘 사라지지 않은다=젊은 나이라도 척추가 찌그러진 맥주캔처럼 주저않아 버리는 압박골절을 의심해야 한다. 의자에 앉거나 눕기가 힘들어진다. 기침을 할 때나, 잠자리에 누울 때 옆구리나 등허리에서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에도 압박골절을 의심해야 한다.


⑤걸을 때 엉덩이 부위가 빠개지는 것 같다=걷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발생한다면 고관절(엉덩이와 넙적다리 바같 부위의 뼈, 대퇴골)에 골절이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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