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실적 저조에 계엄령 파동 피해까지 직격탄
해외관광객 예약 둔화 “비수기 내년 1분기 걱정”
“티메프 정산금 최대 90% 환급” 조정안 겹악재
3분기 실적 저조로 비상이 걸렸던 여행업계가 12.3 계엄 파동에 고환율까지 덮쳐 내년도 실적 걱정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티메프(티몬+위메프) 결제대금을 최대 90%까지 여행사가 환급하라는 소비자원 조정안도 발표되며 한숨이 더욱 깊어진 모양새다.
22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여행일이 근접한 연말 여행 예약 취소율은 높지 않으나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인바운드 여행 위주로 신규 예약률이 둔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비수기인 내년 1분기가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는 게 여행업계의 중론으로, 단체관광객이 묵는 3~4성급 비즈니스 호텔 위주로 취소가 일어나는 등 소규모 업체일수록 큰 여파를 느끼고 있다.
실제로 블룸버그 산하 시장조사기관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는 지난 5일 내년 1분기 한국을 방문할 중국인 관광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1∼10월 누적 방한객은 1374만 명으로, 2019년 같은 기간의 94%에 달했으나 거의 회복됐던 방한 여행세가 꺾이는 셈이다.
국내에서 해외로 관광객을 내보내는 아웃바운드 위주 여행사도 걱정이 커지는 건 마찬가지다.
아웃바운드 여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규 여행수요를 전년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게 감소하지는 않았으나 원달러 환율 상승세라 미국령인 괌, 하와이 등 뿐 아닌 달러가 통용되는 동남아 여행지도 신규 수요가 둔화될 수 있다"며 “환율 오름세가 이어져 1500원을 돌파하면 영향이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기에 티메프 소비자원 조정안과 내년도 여행 수요 감소 등 걱정거리도 산재한 상황이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19일 티메프 여행·숙박·항공 관련 집단 분쟁조정사건에 대해 티메프가 100%를 환급하되 판매사는 결제대금의 90%, PG사는 최대 30%를 연대해 환급하라는 조정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미정산 사태로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티메프는 환불이 어려운 만큼 판매사인 여행사와 PG사가 사실상 환불을 책임지게 됐다. 미환급 대금은 약 136억원에 이른다.
위원회는 연말까지 여행사와 PG사에 피해자와 결제금액 목록이 담긴 결정서를 발송할 예정이다. 각 기업은 결정서 전달 이후 15일 이내에 조정 결정 수락 여부를 위원회에 통보할 수 있다. 여행업계는 통지서가 아직 전달되지 않아 서류를 받아본 뒤 검토한다는 입장이나, 분담률이 높게 책정돼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민사소송을 거칠 가능성이 높다.
내년 여행수요 감축도 가장 큰 걱정 요소 중 하나로 떠올랐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지난 11월 13일부터 20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국민 소비지출계획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3.0%은 내년 소비지출을 올해보다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비 감소를 예상한 품목으로는 여행·외식·숙박(17.6%)이 1순위였다. 여기에 12.3 계엄 파동으로 인한 고환율 여파까지 겹치며 여행업계에 치명타를 입힌 셈이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소비자원의 조정안은 각 사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한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여행사가 모든 부담을 안으라는 말로 해석돼, 법원 판단도 받아봐야하지 않나 싶다"며 “실적 방어를 위해 당분간은 달러와 관계 없는 중국이나 일본 등의 여행지를 위주로 프로모션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