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전기위원회, 사모펀드 KKR 최대주주 승인
랜턴 PEF 최대주주 승인은 다음 전기위로 미뤄져
전환사채 발행주도자 연관 펀드 우회 접근 막아야
에너지 업계의 큰 관심을 받았던 태안 태양광 발전소(태안안면클린에너지, 이하 TACE)의 최대주주 교체 이슈가 외국계 사모펀드와 국내 사모펀드 간 상반된 결과로 마무리됐다.
24일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위원회는 TACE의 최대주주 교체 안건을 심의했다. 최종적으로 글로벌 3대 사모펀드 중 하나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국내 랜턴그린에너지사모펀드(PEF)의 희비가 엇갈렸다.
이날 심의의 쟁점은 TACE가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한 전환사채(CB)의 주식 전환 여부였다. 만약 전기위원회가 두 사모펀드 모두 승인했다면, TACE의 최대주주는 현재의 개인주주 2명에서 글로벌 3대 사모펀드 중 하나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국내 랜턴그린에너지사모펀드(PEF)로 변경될 예정이었다.
일단 KKR이 최대주주가 됐다. 랜턴 측의 최대주주 등극 여부는 다음 전기위원회 심의로 미뤄졌다.
전기사업법상 전기사업자의 최대주주 변경은 전기위원회 심의와 산업부 장관의 승인이 필요하다. 전기위원회는 그동안 이 안건에 대한 결정을 미뤄왔다.
현행 전기사업법은 태양광 발전소의 상업운전 개시 전 주식매매를 제한하고 있어 걸림돌이 됐다. 이는 발전소 건설 전 사업권 매매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해당 계약은 법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전기위원회는 올해 1월 랜턴의 TACE 주식취득 인가 신청을 기각한 바 있다.
이에 랜턴은 8월 전기위원회에 CB의 주식 전환 승인을 요청했다. CB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랜턴과 KKR이 각각 47만5000주(현 최대주주 지분 45만주)를 보유하게 되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대주주가 되면 정부 승인 없이도 기존 주식양도계약을 진행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TACE는 태안군 안면도의 폐염전과 폐목장 부지 615만㎡에 조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단일 태양광 발전소다. 주민제안형 사업으로 시작되어 2021년 개발행위 허가를 취득했으며, 2022년 6월 공사를 시작해 2023년 9월부터 상업운전을 개시했다. 총 투자비 5000억원이 투입됐으며, 향후 25년간 연간 수백억원의 수익이 예상된다. 최근 1년간의 운영 실적을 보면 600억원의 매출과 5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고 전해지면서 수익성이 입증됐다.
◇갈등 내포된 지분 구조
TACE의 현재 지분 구조는 김상권·이재호 공동 대표가 각각 45%(45만주), 황태훈 씨가 10%(10만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발행 주식 총수는 100만주다.
TACE는 2022년 6월 랜턴 PEF와 KKR PEF에 각각 237억5000만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주당 전환가격이 5만원으로, CB가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두 펀드는 각각 47만5000주를 확보해 최대주주 지위를 차지하게 된다. 당연히 랜턴 PE와 KKR은 올해 전환을 청구하며 최대주주가 되는 길을 모색했다.
◇ “횡령 의혹 PEF에 국가 인프라 사업 맡길 수 없어"
일단 KKR은 계획대로 최대주주가 됐다. 랜턴 측도 다음 전기위원회 심의에서 최대주주 지위 획득을 다시 시도할 방침이다.
기존 주주들은 반발하고 있다. 특히 랜턴 측의 전환사채 전환 승인 신청을 우회적 접근이라고 비판했다.
김상권 TACE 대표는 “범죄 혐의자가 태양광 발전소의 수익을 취득할 수 있게 되는 상황"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전환사채 발행을 주도한 A씨가 횡령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그가 연관된 펀드가 최대주주가 된다면 발전소의 안정적 운영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TACE의 사업자금을 개발용역비 명목으로 자신이 소유한 사모펀드로 이전한 뒤, 이를 개인적으로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소장에는 해당 자금으로 인터넷 방송 아이템 구매에 50억원, 고가의 수입차 4대 구입 등 사적 용도로 사용한 내역이 포함됐다.
A씨는 최근 보석으로 석방됐으며 사모펀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으나, 검찰은 여전히 그를 실질적 경영자로 판단하고 있다. 새로 선임한 대표 역시 조세포탈 혐의로 구속된 상태며, 법원은 두 사건을 함께 심리할 예정이다.
이에 관련해 KKR 측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다"면서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