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상 첫 권한대행 탄핵소추…원화 환율 1500원 돌파하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2.26 17:55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탄핵안 보고

▲정명호 국회 의사국장이 26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과 관련해 보고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소추안을 발의해 국회 본회의에 보고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6일 국회 추천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의 임명을 보류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다시 고조되자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5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1460원선을 넘어섰다.




이날 한 권한대행은 긴급 대국민담화에서 “여야가 합의해 안을 제출할 때까지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하겠다. 여야가 합의해 안을 제출하면 즉시 임명하겠다"며 사실상 헌법재판관 후보자들을 즉시 임명하라는 야당의 요구를 거부했다.


한 권한대행은 “헌법기관 임명을 포함한 대통령의 중대한 고유권한 행사는 자제하라는 것이 우리 헌법과 법률에 담긴 일관된 정신"이라며 자신이 임의로 야당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항변했다.



이어 “역사를 돌아볼 때 여야 합의 없이 임명된 헌법재판관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야당은 여야 합의 없이 대통령의 고유권한을 행사하라고 압박하고 있다"고 하는 등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한 권한대행의 담화가 끝나자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는 격앙된 반응이 터져 나왔고, 결국 박찬대 원내대표는 브리핑에서 “권한대행이 아닌 내란 대행임을 인정한 담화였다"며 곧장 탄핵안 제출 및 보고 절차를 밟았다.




애초 민주당은 24일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하려다가 헌법재판관 후보자 3인에 대한 임명 여부를 지켜보자며 이를 보류, 27일 본회의를 새로운 '데드라인'으로 설정했다.


그러나 이날 한 권한대행이 '임명 불가' 입장을 공식화화자 하루 더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본회의에 보고된 탄핵안은 27일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전망이다.


현재 야권이 192석인데다 우 의장도 탄핵안 가결 기준이 다른 국무위원과 마찬가지로 '151석 이상'이라고 보고 있어, 탄핵안은 무난히 본회의 문턱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탄핵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정부조직법 제26조에 따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권한대행을 이어받는다.


문제는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이 현실화하면 경제적·정치적 불확실성이 증폭될 것으로 우려된다는 점이다. 경제 컨트롤타워가 1인 3역(대통령+총리+기재장관)을 감당할 수 있는지 의문이 나오기 때문이다.


'12·3 비상계엄' 이후 가까스로 유지되고 있는 대외신인도에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최 부총리는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에 “대외신인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한덕수 권한대행 중심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우려를 반영하듯,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거래 종가는 1464.8원으로, 전날보다 8.4원 올랐다. 주간거래 종가가 1460원 선을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15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한 권한대행 탄핵 추진에 대해 원/달러 환율이 더 오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명자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 우리 경제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고,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오늘 원-달러 환율이 1460원을 넘었다"며 “우리 경제에 큰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 탄핵 이후 한덕수 대행 체제가 자리를 잡으면서 원-달러 환율이 올라가다가 조금 멈췄고 오히려 내려가는 경향이 있었는데 엊그제 총리 탄핵 이야기가 나오면서 1450원, 1460원을 뚫고 있고, 이것(탄핵)이 구체화된다면 거의 1500원도 넘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되면 우리 경제에 큰 위기가 닥칠 것이고, 대한민국 신인도도 낮아질 가능성이 크고, 그렇게 되면 제2의 외환위기가 오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오히려 올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권 지명자는 “그렇게 될 경우 그 전적인 책임은 민주당에 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탄핵은 거둬들여야 한다"며 “우원식 국회의장이라도 좀 정신을 차렸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마은혁(61·사법연수원 29기)·정계선(55·27기)·조한창(59·18기) 등 국회 추천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의 임명동의안이 이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