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올해 국내 증시 상장사 시가총액이 254조원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환율 상승, 정치적 불확실성 등 연이은 악재가 겹치며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소외된 모습을 보였다. 현재 진행 중인 악재는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이며 내년 전망도 불투명한 상태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7일 종가 기준 코스피의 시가총액은 1966조9570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닥의 시가총액은 333조8740억원이었다. 작년 마지막 거래일(12월 28일) 기준 코스피 시총 2126조3720억원, 코스닥 429조3910억원보다 각각 159조4150억원, 94조5170억원 감소한 수치다. 올 한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총 253조9320억원이 증발한 셈이다.
올해 첫 거래일(1월 2일) 코스피 지수는 2655.28에서 시작했으나 이달 27일 종가는 2404.77로 9.43%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는 866.57에서 665.97로 23.15% 급락했다. 반면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6.58%,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3.37% 상승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20.37%, 중국 상해종합지수와 홍콩항셍지수도 각각 14.26%, 17.82% 상승했다. 주요국 증시가 올해 큰 폭으로 성장하는 동안, 한국 증시는 홀로 급격히 하락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34개국 40개 주요 지수 가운데 코스닥의 연초 이후 등락률이 가장 낮았고, 코스피는 4번째로 부진했다. 코스피는 러시아(-18.94%), 브라질(-9.77%)보다는 다소 나은 수준이었지만 여전히 하위권에 머물렀다.
특히 코스피 시가총액 규모 1위인 삼성전자의 부진이 뼈아픈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감소액은 148조510억원으로 국내 증시 전체 감소액(253조9320억원)의 절반을 훌쩍 넘었다. 외국인이 삼성전자 주식을 10조3780억원, 기관이 3조9390억원어치를 각각 팔아치우는 등 매도세가 집중된 모습도 확인됐다.
삼성전자의 부진 외에도 하반기부터 이어진 원·달러 환율 상승,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 등 연이은 악재로 인해 한국 증시는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코스피가 글로벌 증시에서 유독 고립된 모습을 보였고, 다양한 악재가 연속적으로 발생한 전례 없는 상황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돼 쉽게 회복되기 어려운 상태며, 증시뿐만 아니라 환율과 채권시장까지 부정적인 요소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증시는 30일 마감되지만 내년에도 수많은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국내 증시를 둘러싼 어려운 환경은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정식 취임하며 정책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국내에서는 탄핵 정국이라는 정치적 이슈가 맞물려 투자심리 위축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현재 국내 경기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도 악화하는 추세에 있어 올해 4분기나 내년 1분기 국내총생산(GDP)의 역성장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내 경제 펀더멘탈 약화로 환율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이며, 여기에 정치적 불안정이 장기화할 경우 경제 성장 둔화와 국가 신인도 하락으로 환율 상승 압력히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