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BGA’ 경북 구미4공장서 양산 돌입
AI·서버용 등 하이엔드 시장 진입 추진
LG이노텍이 FC-BGA(플립칩볼그리드 어레이) 사업을 조 단위로 확장,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FC-BGA는 고집적 반도체와 메인보드를 연결하는데 쓰이는 고부가 패키지 기판으로, 정보 처리 속도가 빨리 인공지능(AI) 반도체 등에 쓰인다.
12일 LG이노텍에 따르면 문혁수 대표는 지난 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구미 4공장에서) 북미 빅테크향 FC-BGA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LG이노텍은 2022년 해당 사업에 진출하고 구미 2공장 파일럿 생산라인을 활용해 네트워크 및 모뎀용 기판과 디지털TV용 기반 양산에 돌입했다. 이후 LG전자로부터 구미 4공장을 인수하고 신규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서버용 등 하이엔드 시장에도 진입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4공장의 경우 AI·자동화 공정을 갖춘 '드림 팩토리'로 구축한다. 디지털 제조 혁신으로 공정 시간을 단축하기 위함이다.
문 대표는 “스마트팩토리에 초기 투자비가 들지만, 수율을 훨씬 높인다"며 “기술·가격경쟁력도 갖출 수 있도록 만드는 차별화 요소"라고 말했다.
후지카메라종합연구소는 글로벌 FC-BGA 시장이 2022년 80억달러(약 11조6912억원)에서 2030년 164억달러(약 23조9669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LG이노텍이 향후 지분 투자와 인수합병(M&A) 등도 모색하면서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인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 대표는 차세대 제품인 유리기판이 2~3년후 통신용 반도체에서 양산에 쓰이고, 서버용도 5년쯤 후에는 유리기판이 주력으로 사용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그는 “올해 말부터는 유리가판 본격 시제품 양산에 돌입할 것"이라며 “상당히 많은 업체들이 양산 시점을 저울질하는 단계로, LG이노텍도 늦지 않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LG이노텍은 이번 전시회에서 처음 선보인 차량용 AP모듈 및 FC-BGA를 앞세워 반도체용 부품 시장에서 키 플레이어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차량용 AP모듈은 차량 내부에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와 디지털 콕핏 같은 자동차 전자 시스템을 통합 제어하는 등 두뇌 역할을 맡는 부품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글로벌 카메라모듈 시장에서도 멕시코를 비롯한 전략적 생산지 운영과 공장 자동화로 원가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문 대표는 베트남 공장 증설이 올해 완공돼 가동에 들어가면 수익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했다.
베트남 공장은 생산력이 2배 이상 확대되면서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 핵심 생산기지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사업장은 마더팩토리로서 연구개발(R&D)을 비롯해 고부가 제품 및 신규 어플리케이션용 광학부품 생산에 집중할 예정이다.
문 대표는 휴머노이드 분야에 대한 질문에 “글로벌 1위 카메라 기술력을 바탕으로 주요 리딩 기업들과 활발히 협력하고 있다"며 “이번 CES 기조연설에 등장한 14개 휴머노이드 중 반 이상과 협력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