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게임해도 경험은 다 달라” 게임업계 ‘AI’로 성장 돌파구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1.13 15:25

모바일·MMORPG 위주 이미 한계 봉착

업계, 게임 내 AI 기술 적용 잇달아 시도

사람처럼 생각하는 캐릭터·진화하는 보스

상호작용으로 플레이어 경험 혁신 목표

'미르5' AI 보스 '아스테리온'

▲'미르5' AI 보스 '아스테리온'

국내 게임 산업이 성장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인공지능(AI) 도입이 새로운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는 AI를 통해 게임의 재미와 몰입감을 한 차원 끌어올리며 유저 경험의 혁신을 꾀한다는 목표다.




1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생성형 AI 기술이 게임 산업에 본격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크래프톤은 최근 막을 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 엔비디아와 공동 개발한 AI 기술 'CPC'를 선보였다. CPC는 엔비디아 에이스(ACE) 기술로 구축된 게임에 특화된 온디바이스 소형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게임 이용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캐릭터다.



기존 NPC(Non-Player Character)는 미리 입력한 명령대로만 움직였다면 CPC는 사람처럼 생각하고 대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인간 수준으로 상황을 인식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이용자의 목표를 이해하고 전략에도 협력한다.


크래프톤은 대표 지식재산권(IP) '배틀그라운드'를 비롯해 오는 3월 28일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 버전으로 출시되는 '인조이' 등 다양한 게임에 CPC를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위메이드의 개발 자회사 위메이드넥스트는 엔비디아와 협력해 차기작 '미르5'에 등장하는 AI 보스 '아스테리온'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아스테리온은 기계 학습을 통해 이용자의 행동 패턴을 학습해 전투를 거듭할수록 더욱 정교하고 진화한 공격을 선보이는 특이한 콘셉트의 보스다. 이용자들은 매번 새로운 전략을 세워 아스테리온에 도전해야 한다.




넥슨의 경우 팀 기반 1인칭슈팅(FPS) 게임 '더 파이널스'에 생성형 AI를 적용했다. 게임 상황에 따라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중계 코멘트를 생성하는 것이 골자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말 AI 연구개발(R&D)을 담당하던 리서치본부를 분사시켜 자회사 '엔씨 AI'를 출범했다. 향후 게임 제작과 서비스 품질 향상에 적극적으로 AI를 도입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게임업계는 AI 기술 도입을 통해 혁신적인 게임 콘텐츠를 창출함으로써 성장 정체를 극복하겠다는 포부다.


국내 게임시장은 2022년을 기점으로 하락세로 전환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3년 국내 게임 시장 규모는 약 19조7000억원으로 전년(22조2149억원) 대비 10.9% 감소했다. 2013년 이후 10년 만의 역성장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상황도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게임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든 것은 모바일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위주의 기존 성공 전략이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게임 시장의 부진은 MMORPG 장르로의 편중이 2017년 이후 지속적으로 심화되면서 라이트 유저들이 이탈한 데 따른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여기에 해외 모바일 게임의 국내 시장 침투가 가속화되고 있는 점도 국내 게임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로 꼽힌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 TOP10 중 해외 게임 비중은 절반을 넘어섰다.


이러한 상황에서 업계는 게임 내 AI 적용이 이용자들의 관심을 다시 불러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AI 기술은 게임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일례로 진화하는 AI 캐릭터와의 상호작용은 플레이어에게 예측 불가능하고 도전적인 게임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한계에 도전하는 재미를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AI 기술은 게임 제작비용을 낮추고 반복적인 작업을 자동화해 개발자들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부각되고 있다.


정부의 지원 사격도 더해질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국정감사를 앞두고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제출한 업무 현황 보고서를 통해 “AI 활용 게임을 집중적으로 지원해 미래 시장 선점을 돕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윤호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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