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원칙 1순위 “과거 경험 의존한 투자는 NO”
미국, 한국, 인도 등 포트폴리오 분산해야
“불확실한 시기일수록 기본에 집중”
“전체 자산 10%는 안전자산 ‘금’ 편입해야”
채권은 장기채보다 중기채, 미 국채 유망
부동산 지역 및 상품 차별화 심화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20일(현지시간) 취임하는 가운데 주식, 채권, 부동산 등 각 자산별 투자전략에 관심이 집중된다.
전문가들은 현재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았음에도 미국 이외의 국가들은 저금리, 고환율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과거의 경험만 의존한 채 투자를 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올해는 어느 때보다 변동성이 큰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분산투자라는 기본 투자 원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한편, 포트폴리오의 일부는 안전자산인 금을 주목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분석이다.
미국과 따로 가는 신흥국...“과거 패턴 경계하라"
17일 오건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은 <에너지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올해 가장 중요한 투자원칙 중 하나로 “과거 패턴에 의존해서 투자하는 건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단장은 “과거에는 미국 금리가 오르면 우리나라 금리도 오르고, 미국 금리가 하락하면 우리도 떨어졌다"며 “그러나 지금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도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았음에도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의 관세 부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해외 주요국이 수출에 타격을 받는 것과 맞물렸다. 수출이 어려워진 국가들은 내수라도 살리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금리가 낮아지면 해당 국가들의 통화는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3.00%로 동결하면서도 성장 하방 위험이 커지면서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했다.
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자산 10%는 금 편입"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서 특정 국가, 특정 자산에 과도하게 비중을 늘리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 원화자산뿐만 아니라 외화자산, 엔화자산 등을 골고루 편입하고, 국가 중에서는 미국을 포함한 한국, 인도 등도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특히 전체 포트폴리오의 일부는 대표적인 금 투자 상품인 골드뱅킹으로 편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골드뱅킹은 국제 금시세와 환율에 맞춰 계좌에 예치한 돈을 금으로 적립하는 상품으로, 환율과 금 시세에 따라 차익을 얻을 수 있다. 박태형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 PB지점장은 “금의 경우 일반적으로 포트폴리오에 10%를 포함하면 안전자산으로 효과가 크게 발휘된다"고 조언했다.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 강력한 내수 시장, 모디 정부의 경제개혁 등이 맞물리며 '기회의 땅'으로 부상하고 있다. 퇴직연금에서 장기 적립식으로 인도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분석이다. 백찬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15년을 돌이켜보면 미국만큼 증시가 오른 국가는 인도밖에 없다"며 “인도는 수익률 측면에서, 그리고 장기 성장성 관점에서도 유망한 국가"라고 강조했다.
채권투자는 듀레이션(투자자금의 평균 회수기간)이 긴 장기채보다는 단기채나 중기채, 미국 국채, 미국 우량 회사채가 유망하다. 박태형 지점장은 “관세 인상과 법인세 인하 등 트럼프 정책이 본격화되면 다시 물가를 압박하고, 미 국채발행 증가로 금리 상승 압박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은 고용이 여전히 탄탄해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가 재검토되는 분위기이고, 만일 금리를 인하해도 미국 10년물 채권 금리는 떨어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10년물 금리의 추세적인 하락을 확인하고, 장기채 투자를 늘려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부동산은 '울퉁불퉁' 장세
반면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의 경우 내수 침체, 대출규제 등 각종 변수가 많아 예측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특히 지방은 젊은 인구 유출, 지역경제 위축 등이 맞물리면서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지역과 상품 간에 차별화는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은 오는 7월부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 등을 추가로 조이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조치를 시행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한국은행이 현재 연 3%인 기준금리를 올해 2~3차례 인하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그러나 오는 7월 금융권의 모든 가계대출에 가산금리를 부여하는, 스트레스 DSR 3단계 도입이라는 강력한 대출 규제 복병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새해 부동산시장은 기준금리 인하, 대출규제, 통화량(M2) 증가 등 3대 금융지표를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게 좋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