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이 재해 이어 LA 산불까지…손실 확대에 ‘속타는’ DB손보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1.16 17:10

DB손보, 미국 LA 산불로 손실 예상
1년 6개월 전 마우이 산불도…악재 겹쳐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등도 지표에 부담
전문가 “주가 8% 이상 하락은 과민해”

산불로 잿더미가 된 LA의 한 주택

▲미국 로스앤젤레스 대형 산불로 흔적만 남은 주택가에 새시만 남은 차량이 세워져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지역 로스앤젤레스(LA)에서 60년 만에 가장 큰 산불이 발생하면서 국내 손해보험사인 DB손해보험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년 5개월 전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발생한 산불 재해 당시에도 큰 타격을 입었던 만큼 올해 DB손보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에 지점이 있는 DB손해보험이 이번 산불로 인해 6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7일 시작된 대형 산불은 현재도 진화 중으로, 열흘 넘게 낮은 진화율을 보인 채 이어지고 있다. 미국 기상정보업체와 외신 등에 따르면 산불에 따른 전체 피해금액이 최대 2750억달러(한화 402조원)으로 추산된다.



재보험사인 코리안리를 포함해 국내 보험사 전반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어 업계가 긴장하는 가운데 가장 큰 손실은 DB손보에서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해상도 캘리포니아에 진출해 있지만 보유 계약이 4건인 데다, 계약한 곳이 산불 발생 지역과 멀리 떨어져 있어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보가 지니고 있는 재해 지역에 대한 계약건수는 37건으로, 이 중 34건이 주택종합보험이다. 신한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재보험 출재 후 보유분은 한화로 약 600억원 가량이다. 초과손해액재보험 한도를 초과하는 사고에 대해서는 재보험사로부터 보장받을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사고 보험금 손실액은 약 600억원 수준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아직 재해가 종결되지 않은 상태기에 일각에선 이보다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재보험을 통한 상쇄 규모가 500억원 규모에 그치는 상황에서 최종 손실액이 이를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이다. 한화투자증권에서는 이번 화재로 인한 DB손보의 손실액을 1000억원대 초반으로 추정해 올해 2분기 손익에 반영함으로써 반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5%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다만 1000억원대로 집계돼도 하와이 산불 사태 당시 약 1600~1800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과 비교해선 크지 않은 규모다. 당시에는 하와이 산불 직전 발생한 괌 태풍사고로 추가 보험 커버리지를 위한 복원보험료가 대규모 발생하면서 전체 손실이 커졌다.




DB

▲DB손해보험.

이번 산불이 DB손해보험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점은 악재다. 이미 지난 2023년 하와이와 괌에서 발생한 자연 재해에 따라 보험금과 복원보험료로 1800억원 수준의 손실을 인식한 DB손보로선 현 상황에 따른 타격이 적지 않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부담 등 업계 공통요인 측면에서 부담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지난해 4분기 순이익도 업계 추정치를 하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DB손보의 지난해 4분기 별도기준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5.5% 감소한 1944억원으로 컨센서스 38.7%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23년 4분기 발생사고요소 조정 반영으로 우수한 예실차가 감소하는 점과 채권금리 하락폭 축소로 FVPL 평가이익이 감소할 것이란 예상에 따른 것이다. 보험손익은 전년 동기 대비 26.5% 감소, 투자손익은 14.7%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무저해지 관련 CSM 조정 반영으로 인해 보유 CSM은 전분기 대비 1.8% 감소할 전망이다.


DB손보의 손실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소식에 주가도 크게 흔들렸다. 산불 소식이 있었던 지난 7일 DB손보는 전날보다 3300원 하락한 10만400원을 기록한 뒤 14일 91700원까지 내려가며 주가가 8.66% 하락했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 주가가 8% 이상 하락한 것은 과민한 반응이란 평가다. 관련 영향이 일회성 요인인데다 DB손보 주요 지표가 잘 관리되고 있어 실제 실적에서의 큰 영향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단 분석에서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해당 지역에 익스포저가 많은 미국 본토 보험사보다 주가 낙폭이 크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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