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e+ 삶의 질] 편두통·군발두통 방치땐 우울증 등 ‘일상이 힘들어진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1.19 15:00

■ 1월 23일 '두통의 날' 난치성 두통 치료와 관리

일주일에 이틀 증세 있으면 3개월내 진료 권고

개인생활에 사회혼란상 스트레스로 환자 늘어

연간 100만명 넘어서…직장인 78% “업무지장"

진통제 잦은 복용 우울증 동반…“생활수칙 실천"




두통클리닉 참가자들이 담당의사와 의료진과 함께 편두통의 증상, 치료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 대한두통학회 제공

▲한 대학병원 두통클리닉 참가자들이 의료진과 함께 편두통의 증상, 치료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 사진=대한두통학회

1월 23일은 대한두통학회가 제정한 '두통의 날'이다. 일주일에 이틀 이상 두통 증세가 있으면 3개월 안에 병원을 찾으라는 의미이다.


주민경 대한두통학회 회장(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은 19일 “두통은 국민 대부분이 경험하는 질환으로, 두통 증세를 방치하다 보면 횟수가 잦아지고 증상 또한 심해질 수 있다"면서 “세상 일이 복잡해지고 골치 아픈 일이 많아지면서 두통 환자들이 계속 늘고 있다"고 밝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 통계를 보더라도 국내 두통 환자 수는 지난 2018년 91만 5874명에서 2022년 113만 6471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두통은 다른 원인 없이 생기는 '원발두통'과 다른 질환에 의해 일어나는 '이차두통'으로 크게 나눈다. 원발두통에는 △긴장두통 △편두통 △군발(群發)두통이 있고, 이차두통에는 △머리나 목의 외상 △뇌 관련 질병 △약물 과다복용 △약물의 갑작스러운 중지 등으로 발생하는 두통이 있다.




이러한 다양한 두통은 일상생활, 학교생활, 그리고 특히 직장생활에의 큰 장애요인 중 하나이다. 대한두통학회가 국내 직장인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모바일 비대면)를 진행한 결과, 직장인 10명 중 8명에 가까운 78%가 두통 때문에 업무 지장을 받은 경험이 있었다고 응답했다.


전국 11개 종합병원의 신경과 편두통 환자 371명과 두통이 없는 일반인 371을 조사 비교한 '일반인 대비 편두통 환자의 정신건강상태' 보고서를 보면, 편두통 환자 2명 중 1명은 우울장애 또는 불안장애 등 심각한 정신질환을 동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장애 51%, 불안장애 48%로 일반인의 우울장애 5%, 불안장애 3%에 비해 매우 높은 비율이다.




전국 14개 병원의 신경과를 찾은 만성두통 환자 351명을 설문조사한 결과에선 전체의 24%가 최근 3개월 이내에 두통 때문에 직장에 결근하거나 학교에 결석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신체적 정신적 고통과 함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여러 가지 두통 중 편두통과 군발두통 2가지는 대표적인 난치성 두통으로, 일찍 진단을 받아 적극 대처하지 않으면 만성으로 진행해 치료에 애를 먹는다.


주민경 대한두통학회장이 최근 3개월 사이에 심해진 두통이라면 이차 두통을 의심하라고 덧붙였다. 세브란스병원 제공

▲주민경 대한두통학회장이 두통의 원인과 증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세브란스병원

편두통·군발두통은 '난치성'…조기 진단·대처로 만성진행 막아야

편두통은 단순히 한쪽 머리가 아픈 증상이 아니라 일상생활에 장애가 되는 중등도 이상의 두통이 구역, 구토, 눈부심과 같은 동반증상과 같이 반복해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편두통 진단은 '국제두통진단기준'에 따라 △한쪽 머리가 아픈 두통 △머리에서 심장이 뛰는 것 같은 박동성 두통 △두통이 있을 때 움직이면 두통이 더 악화됨 △중등도 또는 심도의 두통 등을 특징적인 두통 증상 4가지로 꼽는다.


4가지 중 2가지 이상이 해당하고, 동반증상인 구역 또는 구토가 나타나거나, 빛 공포증과 소리 공포증이 같이 나타나는 경우에 편두통 진단이 이뤄진다. 두통이 한 달에 15일 이상 지속되고 편두통이 8일 이상이라면 만성편두통으로 진단한다.


편두통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심한 두통이 거의 매일 나타나는 만성두통으로 바뀔 수 있다.


김병건 대한두통학회 전 회장(노원을지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편두통은 진통제를 자주 복용하게 되고 우울증이 흔히 동반되기 때문에 빨리 전문의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환자들은 일상생활과 연관돼 두통이 유발되거나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두통을 예방하기 위한 생활 속 수칙을 적극 실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두통 예방을 위한 일상생활 수칙

두통 예방을 위한 일상생활 수칙

▲자료=대한두통학회

20~40대 발병 높은 군발두통, 산소치료로 100% 수준 개선…“건보 적용 확대 시급"

군발두통은 인간이 겪을 수 있는 가장 심한 통증 중 하나로 꼽힌다. 군발기에는 수주 혹은 수개월 동안 하루에도 여러 번 심한 한쪽 두통과 눈물, 콧물, 안절부절 못하는 증상 등이 발생한다.


두통학회는 매년 3월 21일을 '군발두통 인식의 날'로 정해 놓고 있다. 3월에 군발두통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 기간에 군발두통 홍보 캠페인을 통해 국민 인식개선을 하려는 차원이다.


두통학회에 따르면, 군발두통은 사회적으로 왕성한 경제활동을 하는 20~40대에서 대부분 발생한다. 극심한 군발두통으로 인해 병원 또는 응급실 방문, 그리고 자주 발생하는 극심한 두통으로 결근, 결석, 업무능률 저하 등을 유발해 사회생활에 큰 장애를 초래한다.


전문가들은 “군발두통은 산소 치료로 거의 100%에서 통증이 개선되므로 주요 선진국처럼 국내에서도 산소 치료에 건강보험 적용 확대와 보장성 강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조수진 두통학회 전 회장(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신경과 교수)는 “군발두통은 모든 환자에게 군발기가 시작되면 가능한 한 빨리 예방치료를 동시에 시작하는 것을 권고한다"면서 “예방치료를 하는 중에 군발두통 발작이 있을 때는 고유량산소요법, 트립탄 약물 투여 같은 급성기 치료를 병행해야 하는데, 군발두통 환자의 고통과 고가의 치료 부담을 고려하면 건강보험급여 확대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효순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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