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사태 충격으로 내수 경기가 얼어붙으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후퇴한 규모는 6조3000억원에 이른다는 분석이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 조사국은 계엄 사태 여파로 올해 성장률이 약 0.2%포인트(p) 하향할 것으로 추정했다. 정치 불확실성이 커지고 경제 심리 위축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계엄 전에는 올해 성장률을 1.9%로 예상했으나, 이 수치가 1.6~1.7%까지 떨어질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 다음 달 25일 발표할 수정 경제전망에서는 기존 전망치보다 0.2~0.3%p 낮아질 것으로 보이며, 이 중 약 0.2%p는 계엄 여파 때문이라고 한은은 분석한다.
올해 성장률을 1.9%로 가정한 실질 GDP는 2335조4370억원이다. 이보다 0.2%p 낮은 1.7%에서 실질 GDP는 2330조8530억원으로 4조5840억원이 감소한다. 계엄 여파로 올해 이만큼 실질 GDP이 후퇴할 것이란 뜻이다.
지난해 4분기 GDP도 충격이 불가피하다. 한은은 조만간 발표하는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인 0.5%의 반토막에도 미치지 못하는 0.2%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해 연간 실질 GDP는 4분기 성장률을 0.5%로 가정하면 2291조8910억원, 0.2%로 가정하면 2290조1740억원으로 1조7170억원 차이가 난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4분기와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을 고려한 GDP 감소분을 모두 더하면 6조3010억원에 이른다. 현대자동차 중형 세단 소나타 한 대가 2800만원 정도라는 것을 고려하면 22만5000여대를 더 팔아야 하는 규모다.
실제 직·간접 충격은 이를 초월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환율이 급등하며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하기 어려운 만큼 전체 경제 충격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또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점도 불안 요소다. 한은은 “무엇보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얼마나 지속되고 이에 따라 내수가 실제로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