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의 직격탄을 맞아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5754억원으로 전년대비 73.4%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4일 밝혔다. 매출은 25조6196억원으로 전년 대비 24.1% 감소했다. 순이익은 3386억원으로 79.3% 줄었다.
잠재력 높은 북미 전기차 수요에 적극 대응했으나, 유럽 시장 역성장에 따른 판매 감소와 메탈 가격 하락세 지속으로 인한 판가 하락 여파로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또 가동률 저하와 신규 공장 초기 양산으로 인한 고정비 부담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저하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에는 영업손실 2255억원을 내며 전분기 영업이익 4483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영업손실에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금액인 3773억원이 반영된 결과다. AMPC를 제외한 적자는 6028억원으로 확대된다. AMPC 금액은 북미 지역 판매 감소 영향으로 전분기 4660억원보다 줄어든 규모다.
북미 전략 고객사향 물량 감소로 고수익성 제품 출하 비중이 줄고 고정비 부담 증가, 연말 불용 재고 처리 등 일회성 요인이 반영돼 수익성이 악화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6조45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4% 줄고 전 분기보다도 6.2% 줄었다. 고객사의 연말 재고 조정에 따른 물량 감소, 메탈 가격 하락에 따른 판가 영향 등의 영향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단기적으로 시장 변동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중장기적으로 펀더멘털 경쟁력 강화 활동을 펼치는 장·단기 중점 추진 전략을 발표했다.
회사에 따르면 단기적으로는 생산능력(CAPA) 확대를 보수적 예측에 기반해 유연하게 조절하고, 생산시설 투자도 필수 투자 외에는 집행 시기를 이연시켜 재무 건전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에 기존 공장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다. 유럽 공장의 운휴 라인은 리튬인산철(LFP) 및 고전압 미드니켈 같은 신규 조성 제품 양산에 활용하고, 중국 공장도 원통형 등 표준화 제품의 신규 판매처를 확대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프리미엄 하이니켈부터 고전압 미드니켈 및 LFP 등 중저가 제품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에서도 부가가치를 높이겠단 목표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매출 증가율 전망치로 5∼10%를 제시했다. 또 생산시설 투자는 신증설 투자 속도를 조절하고 기존 생산 거점 활용도를 높여 지난해보다 20∼30% 축소해 집행할 계획이다. 올해 IRA 세액공제 수혜 규모는 등 북미 신거점 가동 시작 등에 따라 전년보다 40% 증가한 45∼50기가와트시(GWh)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