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코어텍, 3분기 재무제표 2달째 미공시
매출은 4년반째 0원, 완전 자본잠식 중
김선기 대표, 합병한 코어옵틱스 대표이자 KIB대표
무자본 상태 KBI 인수…우려 점증
KIB플러그에너지(이하 KIB)의 최대주주인 더코어텍그룹(이하 더코어텍)이 4년반 동안 매출이 0원으로, 최근 공시 기준 완전자본잠식인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3분기 재무제표를 두 달이 넘도록 공시하지 않고 있어 더코어텍의 재무 문제가 KIB로 까지 전이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23일 미국 OTC마켓에 따르면, 더코어텍은 3분기 분기보고서(10-Q)를 하지 않았다. 미국의 OTC(Over-The-Counter) 시장은 장외주식거래 시장으로 뉴욕증권거래소, 나스닥 등에 상장되기 전 중간 단계 역할을 하는 곳이다.
미국 OTC마켓에 상장된 기업들은 대한민국처럼 분기를 마친 뒤 45일 이내 실적을 공시해야 한다. 그런데 더코어텍은 2개월이 넘도록 공시하지 않은 것이다.
만약 나스닥이나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이었다면 ▲티커심볼(주식시장에 거래되는 회사를 나타내는 상징 약자)에 지연공시 표시 ▲직원의 스탁옵션 행사 불가 ▲60일 이내 규정준수 계획 제출을 요구받는 등 강력한 제재를 받을 수 있다.
그간 더코어텍은 공시 일정을 준수해왔다. 2020년부터 지난해 2분기까지 더코어텍은 적시에 공시했다.
더코어텍은 지난 3분기 큰 변화가 있었다. 우선, 새로운 수장으로(CEO)로 김선기 씨가 선임됐다. 그는 더코어텍 그룹의 부대표이자 KIB의 대표이사다. 아울러 그가 대표이사로 재직했던 코어옵틱스(구 이즈CCM)는 더코어텍의 완전 자회사가 됐다.
◇더코어텍, 완전 자본잠식& 4년 반째 매출 0원
미공시 문제를 떠나서도 더코어텍의 영업활동과 재무제표상 이슈도 상당하다. 더코어텍은 2020년 이후 작년 상반기까지 매출이 0원이다. 4년 반동안 매출이 발생하지 않다 보니 외부 자금 조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 결과 단기 차입금의존도가 100%를 상회한다. 상반기 말 기준 총자산은 134만5000달러, 단기차입금 및 유동성장기부채는 134만6000달러다. 통상적으로 차입금의존도는 30% 내외를 기준으로 높고 낮음을 판단함을 고려할 때 이는 상당히 높은 수치다. 또 100%를 넘어선다는 것은 총자산으로 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함을 의미하기에 거의 없는 일이다. 게다가 총자산의 70%는 영업권과 무형자산이다.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자본총계는 64만2000달러 마이너스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 역시 한화 580만원(4000달러, 원/달러 환율 1450원 기준)에 불과하다.
정리하면 회사가 영업활동으로 현금을 벌어들이지 못하니 차입과 자기자본을 조달해 영위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벌어들인 돈은 전부 까먹어 수중에 현금이 5000만원 정도 있으면서 자산보다 더 많은 빚을 진 상태이다.
◇무(無)자본 상태에서 더코어텍의 KIB 인수… KIB까지 전이 우려
상반기 말 기준으로만 볼 때 더코어텍은 KIB를 인수할 여력이 없다. 그 이후 자본을 보충한다고 가정하더라도 공시가 이뤄지지 않아 조달 여력 및 방식을 신뢰하기 어렵다.
자본이 없는 더코어텍이 M&A를 한다면 소위 '무자본 M&A'에 가깝다. 무자본M&A는 인수를 할 때 자기자본은 거의 없고, 대부분 타인자본을 사용해 인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무자본 M&A가 이뤄진다면 대부분의 금액을 차입하기에 상환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개연성이 높으며 실제로 사고가 자주 발생하곤 한다. 사고가 난다면 해당 회사는 크게 악화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어바인아시아의 이즈미디어 인수다. 어바인아시아는 이즈미디어를 사실상 달성 불가능한 조건을 건 체크 수표로 이즈미디어를 인수했다. 실제 현금 입금은 없었다. 인수 이후 이즈미디어의 주력 부문인 CCM부문(현재 코어옵틱스)을 자회사로 분리하고 더코어텍에 매각하면서 이즈미디어는 사실상 해체됐다. 결국 이즈미디어는 상장폐지됐고, 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공교롭게도 당시 이즈CCM의 대표이사가 더코어텍과 KIB의 CEO인 김선기 씨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무자본M&A은 자기자본이 적다 보니 향후 적지않은 문제가 발생하곤 한다"면서 “자본시장은 구조적으로 수요자와 공급자 사이에 정보의 비대칭성이 존재하기에 최대주주는 피해가 없거나 의도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나 소액주주는 갑작스러운 기업가치의 이전으로 피해를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선기 씨에게 이와 관련해 질문하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