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력 인프라 수요 증가…LS전선·대한전선 전망 밝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1.29 21:23

기술 진화와 환경 규제 따른 글로벌 전력 인프라 시장 격변

미국·유럽 외 동남아·인도 등 개도국 시장도 ‘폭풍 성장 중’

LS그룹 본사와 대한전선 간판. 사진=박규빈 기자·대한전선

▲LS그룹 본사와 대한전선 간판. 사진=박규빈 기자·대한전선

최근 글로벌 전력 인프라 수요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국내 대표 전선 기업인 LS전선과 대한전선이 초고압 기술력을 앞세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인공 지능(AI) 데이터 센터 확충과 신 재생 에너지 전환, 노후 전력망 교체 등 3대 메가 트렌드가 중첩된 점이 두 기업의 해외 수주 실적 고공 행진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29일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기후 정책 달성 시나리오(APS)에 따르면 2021년 2만5000TWh이던 글로벌 전력 수요는 연간 2.7%씩 증가해 2050년에는 5만4000TWh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작년 약 400조원에 달했던 전력망 투자 규모는 2050년엔 약 850조원으로 2배 이상 확대될 전망이다.


글로벌 전력 인프라 시장 격변은 기술 진화와 환경 규제가 맞물리며 시작됐다. 생성형 AI의 보편화로 데이터 센터의 전력 소비량이 기존 대비 10배 이상 급증했고,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노후 전력망의 70% 이상을 교체해야 하는 현실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여기에 탄소 중립 정책에 따라 해상 풍력·태양광 등 재생 에너지 연결을 위한 초고압 송전망 구축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이 같은 흐름에 LS전선과 대한전선 두 회사는 초고압 직류 송전(HVDC) 케이블 기술로 선제 대응하고 있다. HVDC는 교류 전력을 직류로 변환시켜 송전하는 방식으로, 장거리 대규모 송전의 핵심기술이다.


LS전선은 작년 네덜란드 국영 전력 기업 '테네트'로부터 9073억원에 달하는 HVDC 케이블 공급 계약을 수주해 2031년 9월까지 관련 기자재를 공급하게 됐다. 테네트는 독일 해상 풍력 단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데, LS전선의 해저·지중 케이블을 단지 건설에 쓰인다. 이로써 LS전선의 누적 수주액은 이를 포함해 6조6000원 수준으로 커졌다.




대한전선도 미국에서 900억원에 이르는 HVDC 사업 기회를 확보하며 차세대 분야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LS전선 직류(DC)·대한전선 교류(AC) 해저 케이블 제품. 사진=각 사 제공

▲LS전선 직류(DC)·대한전선 교류(AC) 해저 케이블 제품. 사진=각 사 제공

양사는 향후 국내외에서 추진되는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사업 기회를 적극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의 추가 수주 기회를 얻기 위해 올해 LS전선은 버지니아주 체사피크시에 연 면적 7만㎡의 공장을 착공해 2027년 중 준공할 예정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200m 가량의 전력 케이블 생산 타워도 갖춘다. 미국 해저 케이블 시장이 향후 10년간 연평균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봐서다.


이 공장은 버지니아 주 정부로부터 약 4800만달러(약 693억원) 규모의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받아 지어진다. 업계에서는 LS전선의 미국 공장 건설이 본격 추진됨에 따라 LS마린솔루션의 대형 케이블 시공 선박의 건조와 LS에코에너지의 유럽 해저 사업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전선도 미국·스웨덴 등 글로벌 사업을 통해 실적을 쌓아왔다. 수주 잔고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2조3257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생산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도 활발하다. LS전선은 베트남과 폴란드 공장의 가동률을 높이는 한편, 건립 중인 미국 공장으로 현지 수요를 공략할 계획이다. 대한전선은 충남 당진에 해저 케이블 2공장을 건설하며 2027년까지 생산량을 2배로 확대할 방침이다.


환경 규제 강화 속에서 두 기업의 친환경 전략도 주목받고 있다. LS전선은 2050년까지 전 사업장에서 사용 전력 재생 에너지 100%(RE100)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수립했고, 대한전선은 2031년까지 국내외 전 사업장에서 탄소 배출량을 46% 감축하기 위한 장비 개선과 에너지 효율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의 환경·사회·지배 구조(ESG) 심사를 통과하는 데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탄소 절감 목표에 대한 투자로 2023년 글로벌 세계 청정 에너지 투자 금액은 전년대비 17% 가량 상승했고, 2024년 이후 3년간 세계 전기 수요는 연평균 3.4%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유럽 등 선진국 시장 외에도 동남아시아·인도를 포함한 개발도상국에서의 전력 수요 증가에 따른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도 지속되고 있어 전력 인프라 확충에 필수적인 저전압 에너지·전력 케이블 시장 규모는 도체 중량 기준 2024년 1만7273톤에서 2028년 1938만4000톤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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