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10곳 중 2곳만 ‘매수’...통상 90% 매수의견과 대조
-4분기 영업손실 279억원...전년比 64.5% 확대
증권가가 호텔신라의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3일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2025년 호텔신라에 대한 리포트를 발간한 10개 증권사 중 단 2곳만이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이는 통상적으로 국내 주요 기업들에 대해 90%에 달하는 매수 의견이 제시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대다수의 증권사들이 호텔신라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는 점이다. 전체 리포트 중 80%가 목표가를 낮췄으며, 한국투자증권은 아예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전환하고 목표가 제시를 보류하기도 했다.
이같은 증권가의 신중한 입장은 호텔신라의 최근 실적 부진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호텔신라가 지난 24일 공시한 2023년 4분기 잠정실적에 따르면, 연결 기준 매출액은 94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했으며, 영업손실은 279억원으로 적자 폭이 전년 대비 64.5% 확대됐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호텔신라의 실적으 시장 기대치를 크게 하회했다"면서“"시내면세점의 손익은 3분기 대비 소폭 개선됐으나, 인천공항 내 정규 매장 면적 증가로 인한 고정비 부담과 홍콩 공항 면세점의 일회성 비용(약 140억원) 반영으로 국내외 공항 면세점의 영업적자가 예상보다 크게 발생했다“고 말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내면세점의 도매 비중을 의도적으로 축소했음에도 인천공항 및 해외 공항 영업 적자가 4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12월부터 아시아나항공 터미널 변경에 따른 일부 임차료 부담 완화가 있지만, 이는 일시적 요인"이라면서 “입국자 수 회복이 면세객 수 회복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은 타 업태와의 경쟁 심화로도 해석되기에, 회사의 자체 경쟁력 제고 노력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시내면세점의 도매 매출 비중을 55%에서 45%로 축소하면서 할인율이 전분기 대비 5%p 개선돼 손익분기점(BEP) 수준까지 수익성이 개선됐다"면서도 “높은 원/달러 환율은 달러 기반으로 판매되는 면세품에 대한 국내외 일반 관광객의 선호도를 낮추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인천공항은 영업면적 확대로 매출은 증가했지만, 이와 비례해 임차료 부담이 높아지면서 적자 규모가 전분기 대비 커졌다"면서 “현재는 단기적 실적 개선보다 면세업의 근본적 우려 해소가 중요한 시점으로, 의미 있는 수요 회복이 없다면 실적 가시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