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부과 행정명령에 뉴욕 증시↓
환율·기업 실적 변수…국내 증시 향방 불투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규모 관세 부과 행정명령 서명으로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국내 증시 향방이 안갯속에 빠져들었다.
지난주 설 연휴로 1월 31일 단 하루만 열렸던 국내 증시는 '딥시크 쇼크'로 약세를 보였다. 코스피 지수의 경우 0.77% 하락해 간신히 2500선을 지켰지만, 국내 대표 AI 수혜주인 SK하이닉스가 10% 가까이 급락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같은 날 코스닥도 하락세로 마감했다.
더불어 2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에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국내 증시에 큰 여파를 미칠 전망이다. 이 행정명령에 따르면 미국은 4일 부터 자국으로 수입하는 캐나다·멕시코산 제품에는 25%, 중국에는 10%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 더불어 관세 대상국이 미국에 대응 조치를 할 경우 관세율을 추가로 올릴 수 있는 보복 조항도 담았다.
이 관세 명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며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도 예상보다 더뎌질 것으로 점쳐진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오는 3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는 관측이 지난주보다 9%포인트가량 증가한 83%로 집계됐다.
이에 뉴욕 증시도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현지시간 31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75% 밀린 4만4544.66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0.50% 떨어진 6040.53, 나스닥종합지수는 0.28% 내린 1만9627.44에 장을 마쳤다.
한국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주요 미국 수출 업종인 반도체, 자동차 등 부문에서 중국 기업 대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단 한국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대상에 들어올 가능성이 얼마든지 존재한다는 점에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1450원을 상회하는 원·달러 환율도 글로벌 무역 환경 불확실성이 불거지며 원화 약세가 더 강해질 우려가 크다.
또 다른 위험자산이자 24시간 장이 열리는 비트코인 거래 시장은 즉시 반응이 나타났다. 1월 31일 무렵 한때 10만5000달러 선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관세 행정명령 소식이 들리자마자 10만1000달러선까지 빠졌으며, 2일 기준으로도 시세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 외에도 이번 주부터 국내외 주요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실적 발표에 돌입, 증시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사 이상이 컨센서스를 제시한 국내 상장사 중 50곳이 현재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상태다. 이 중 25곳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하거나 적자 전환·확대를 기록했다. 이후로도 LG화학, 하나금융지주, 한미약품, KB금융, HD현대중공업, 네이버 등의 실적 발표가 예정됐다.
이외에도 미국 1월 제조업 지수, 미국 1월 서비스업 생산자물가지수(PMI), 한국 1월 외환보유고, 미국 1월 실업률 등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가 금주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