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관세전쟁 다음 타깃은 유럽?…EU정상들 “단호 대응”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2.04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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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27개국 정상들이 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에그몬트 궁에서 '국방'을 주제로 한 비공식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 다음으로 유럽연합(EU)을 관세 부과의 다음 타깃으로 지목할지 관심이 쏠린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영국에 대한 관세를 묻는 질문에 “부과될 수도 있겠지만 EU에 대해선 확실히(definitely) 부과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그들(EU)은 우리를 이용했고 우린 (EU와의 무역에서) 3000억달러 이상 적자를 보고 있다"며 “그들이 저질은 일은 잔혹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영국은 선을 넘었지만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EU는 진짜 선을 넘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에도 “절대적으로" EU에 관세를 매기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에 EU 정상들은 한 자리에 모여 미국과 무역전쟁을 막는 방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EU 정상들은 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비공식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날 회의는 애초 EU 차원에서 사상 처음으로 준비한 일명 '국방 정상회의'였다. 그러나 무역에서 방위비 문제에 이르기까지 유럽을 겨냥한 트럼프 대통령의 전방위 압박에 사실상 '트럼프 대책회의'가 됐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불공정하거나 독단적으로 (관세 부과) 대상이 될 경우에 EU는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EU 상반기 순회의장국인 폴란드의 도날트 투스크 총리는 “완전히 불필요하고 어리석은 관세전쟁을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말했고, 페테리 오르포 핀란드 총리도 “나는 (무역)전쟁이 아닌 협상을 시작하고 싶다"고 동조했다.


일부 정상들은 단호한 어조로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만약 우리가 무역 측면에서 공격당한다면, 유럽은 진정한 강대국으로서 스스로 일어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이 유럽에 경종을 울린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인해 EU은 더 단합하게 됐다"고 말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EU는 강력하며 스스로의 이익을 추구할 역량을 갖추고 있다"면서 “이것이 미국에 전달해야 하는 우리의 메시지"라고 주장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편입 의사를 노골화한 그린란드를 자치령으로 둔 덴마크의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는 “동맹국과의 싸움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미국이 EU에 관세를 부과하면 집단적이고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캐나다와 멕시코와 관세 싸움을 벌인 트럼프의 다음 타겟은 유럽'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들에 가장 가혹한 처벌을 지시하는 패턴의 일부"라고 평가했다.


유럽 싱크탱크 유럽 외교협의회(ECFR)의 아가트 드마레 선임 연구원은 미국이 중국과 더불어 멕시코, 캐나다, EU 등을 상대로 무역적자를 내는 게 EU에 대한 관세 부과 위협의 이유 중 하나라며 “트럼프는 무역적자에 집착하고 있다. 빠른 승리를 얻을 곳에서 시작하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EU의 최대 수출국이다. EU 전체 수출의 거의 20%를 차지한다. 2023년 기준으로 EU는 미국과의 상품 교역에서 1600억달러(약 233조원) 흑자를, 서비스 교역에서 1억1000만달러(약 16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도이체방크의 조지 사라벨로스 글로벌 외환 리서치 총괄은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 제조업들의 경쟁력이 상당히 불리해져 유럽에 대한 관세도 부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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