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상호관세’까지 꺼내든 트럼프…글로벌 관세전쟁 ‘확전일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2.10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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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AF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이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미국의 대중(對中) 추가 10% 관세에 맞선 중국의 '보복 관세'가 10일 정식 발효된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른 '관세 폭탄'을 줄줄이 예고하면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중국에 추가 10% 전면 관세를 4일 시행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집권 2기 관세 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를 시행 하루 앞두고 한 달간 전격적으로 유예하기로 결정했지만 중국의 경우 예정대로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맞서 중국이 베이징 시간으로 이날부터 대미 보복 조치에 들어가며 전 세계의 우려사항이었던 관세전쟁이 현실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인 슈퍼볼이 열리는 뉴올리언스로 이동하는 전용기(에어포스원) 안에서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철강에 25% 관세를 내야 한다"며 알루미늄에 대해서도 같은 세율의 관세가 부과된다고 밝혔다.




멕시코와 캐나다에도 해당되는지를 묻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에게 부과될 것"이라고 답했지만 시행 시점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은 주로 캐나다, 아랍에미리트, 중국에서 알루미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철강의 경우 작년 기준으로 캐나다, 브라질, 멕시코, 한국 순으로 수입 비중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인 2018년 국가 안보를 이유로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각각 부과한 바 있다. 한국의 경우 미국과 협상으로 철강 관세를 면제받는 대신 수출 물량을 70%로 제한하는 쿼터제(할당제)가 적용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오는 11일이나 12일에 상호 관세에 대한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식의 상호 관세 부과가 효력을 갖는 시점에 대해서는 “거의 즉시"라고 했다.


그는 “그들이 우리에게 부과하면 우리도 부과할 것"이라며 “우리와 비슷한 관세를 적용하는 국가들이 있기 때문에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을 이용하려는 국가들에게만 상호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조치는 국가와 특정 섹터를 겨냥한 트럼프 대통령의 일련의 관세 위협 중 하나"라고 전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이날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을 다음 무역전쟁의 '타깃'으로 지목한 상황이고 반도체, 의약품, 석유, 가스 등 일부 주요 품목에 대해서 관세 부과를 예고한 상태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한국의 대표적 주력 수출 품목이어서 관세가 실제로 부과될 경우 한국의 대미 수출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 정상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단호한 입장을 이어가는 점도 글로벌 무역전쟁에 기름을 붓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올라프 숄프 독일 총리는 이날 차기 총선 토론회에서 미국의 관세에 맞서 '고통을 줄 대응 방안'(list of cruelties)이 있느냐는 질문에 “있다. 외교적인 표현으로 설명하자면, 유럽연합(EU)은 1시간 내에 대응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CNN과 인터뷰에서 “관세를 부과한다면 미국의 물가가 오르게 된다. 그것을 원하느냐"며 유럽과 미국의 경제 모두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EU가 “우리 자신을 위해" 미국의 움직임에 대응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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