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등 ‘저렴한 가격’ 무기로 국내 무대서 존재감 키워
트럼프,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가전업계 타격
삼성·LG, 가전 사업 전면에 구독 배치…“고정 수익 확보”

▲삼성스토어 서초에서 매니저가 방문 고객에게 'AI 구독 클럽'을 설명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가성비' 공세와 '트럼프 리스크'로 어려움을 겪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 기업들이 생존 전략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이들은 불확실한 경제 환경 속에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 '구독'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美·中 리스크, 가전업계의 수익성 위협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 기업들은 중국 업체들의 가성비 공세를 막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은 경기 침체로 위축된 소비자들의 심리를 자극하며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이 자국 시장을 중국 업체에 내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샤오미는 스마트폰과 TV 등 주요 제품에서 저가 전략을 통해 한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특히 가성비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중국 업체들은 이제 프리미엄 시장까지 진출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로보락이 꼽힌다. 이 중국 로봇청소기 기업은 한국 진출 초기에는 저렴한 제품으로 주목받았으나, 최근에는 올인원 로봇청소기와 같은 프리미엄 제품군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국내 경쟁업체들을 압도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대적인 관세 정책은 국내 기업들에게 또 다른 시련으로 작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은 긴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에서 세탁기를, LG전자는 테네시 공장에서 세탁기와 건조기를 생산하고 있다. 한국산 철강에 대한 관세 부과는 현지 생산 제품의 단가를 상승시켜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가전업계, 새로운 돌파구로 '구독' 낙점
미국과 중국 리스크라는 이중고에 직면한 국내 가전업계는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수익 창출을 위해 구독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구독 서비스는 초기 비용 부담을 줄이고 월간 구독료로 가전제품을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 이는 고가의 가전제품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로 자리 잡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정기적인 수익원을 확보할 기회로 평가받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구독 모델의 가장 큰 장점은 수익 예측 가능성과 고정 수익 확보"라며 “구독자를 통해 안정적인 재정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구독 모델 확대 및 케어 서비스 강화를 통해 고객 확보에 힘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AI 구독클럽'이라는 이름으로 TV,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청소기 등 다양한 가전제품에 구독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후 PC, 태블릿과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 S25' 시리즈까지 구독 서비스 범위를 확장하며, 제품 라인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LG전자는 삼성전자보다 먼저 구독 서비스를 도입했으며, 현재는 케어 서비스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최근 출시한 세탁건조기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 트루스팀'에는 '라이트 플러스' 케어 서비스가 적용됐다. 이 서비스는 드럼 케어, 스팀 케어 등을 통해 제품을 꼼꼼하게 관리해주며 소비자들에게 맞춤형 편리함을 제공한다.
두 회사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구독 모델 확장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 시장에서의 성과를 기반으로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이며, LG전자는 말레이시아, 대만, 태국뿐만 아니라 인도 등 아시아 여러 국가에서 구독 모델 도입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확장은 기업들에게 지속 가능한 수익원을 창출할 중요한 전략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