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전쟁·중앙은행 금 매입이 가격 상승 부추겨
월가 유명 투자자 가트먼 “금값 조정 임박” 경고
![GOLD-PRICES/USA](http://www.ekn.kr/mnt/file_m/202502/rcv.YNA.20250204.PRU20250204051501009_P1.jpg)
▲골드바(사진=로이터/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전선을 전 세계로 확대하자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중앙은행들은 금 매입을 여전히 이어간 것으로 나타나자 국제금값의 3000달러선 돌파가 시간문제라는 관측도 나온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11일 오전 11시 51분 기준 4월물 국제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2948.24달러를 보이고 있다. 10일 금 선물가격은 전장대비 1.62% 오른 온스당 2934.40달러에 장을 마감했는데 이날에도 금 시세 상승이 이어지면서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중이다.
금 가격은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를 앞두며 지난해 27% 급등했고 올해도 12% 가량 상승한 상황이다.
이날 금값이 오르는 배경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고나세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하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앞으로 이틀 사이에 상호관세를 발표할 것이라고 재확인했고 자동차, 반도체 및 의약품에도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대체로 인플레이션과 무역 전쟁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인식돼 전통적인 안전 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금융 서비스 업체 마렉스의 에드워드 메이어 애널리스트는 “금값 시세 상승의 배경엔 관세전쟁이 있다"며 “이는 글로벌 무역에 불확실성과 긴장이 더 커진 것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발(發) 관세전쟁이 본격화하는 양상이 보이는 만큼 금값이 3000달러선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그룹은 지난 7일 보고서를 통해 “성장 둔화, 고금리 등의 리스크로 금값 강세장은 트럼프 2.0에서도 이어질 것"이라며 향후 3개월 이내 3000달러선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씨티그룹은 또 달러 강세로 각국 중앙은행들은 자국내 통화가치를 지지하기 금 매입을 이어가고 투자자들 역시 금 현물과 상장지수펀드(ETF)에 더욱 주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10일(현지시간) 중국 중앙은행이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금매입을 이어갔다며 “가격이 사상 최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자산을 다각화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겠다는 신호"라고 보도했다. 또 중국 보험사들의 금 투자 한도를 1%까지 확대하는 시범 프로그램이 지난 7일부터 시행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루 라인 퓨쳐스의 필립 스트레이블 최고 시장 전략가는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45도의 상승랠리로 금값이 3250~3500달러까지 더 오를 여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선 금값이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단기적으로 시세가 조정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귀금속 전문매체 킷코에 따르면 월가 유명 투자자이자 경제학자인 데니스 가트먼은 “장기적으론 금 가격에 대한 강세론을 유지하지만 거래가 다소 과열되고 있다"며 “수 년 동안 금에 대한 확고한 낙관론을 유지해 왔지만 금의 인기가 최근 높아지자 금에 대한 매력이 약간 줄어 실제로 보유한 콜 옵션을 매도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0월에도 금값 조정이 임박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실제 금 가격은 작년 10월 말까지 오르면서 당시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그 이후 11월 중순까지 7% 가량 추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