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SSAN MOTOR CO-M&A/HONDA](http://www.ekn.kr/mnt/file_m/202502/rcv.YNA.20250210.PRU20250210206201009_P1.jpg)
▲우치다 마코토 닛산 사장(왼쪽)과 미베 도시히로 혼다 사장(사진=로이터/연합)
일본 2, 3위 완성차 업체인 혼다와 닛산자동차가 작년 연말부터 추진한 합병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로써 세계 3위 자동차 업체의 탄생이 결국 무산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혼다와 닛산은 13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두 업체의 합병을 위한 협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혼다와 닛산은 지주회사를 2026년 8월에 설립하고 양사가 지주회사의 자회사가 되는 방향으로 작년 12월부터 경영 통합 협상을 개시했다.
두 회사의 통합은 실현될 경우 2023년 판매량 기준으로 한국 현대차그룹을 제치고 글로벌 완성차 3위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는 점에서 '세기의 통합'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닛산이 최대 주주인 미쓰비시 자동차도 지주사에 편입되는 방안도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양사는 협의 과정에서 진통을 겪었으며 경영 통합 방향성 발표 시기를 지난달 말에서 이달 중순으로 미루면서 논의가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경영 부진에 빠진 닛산의 자구책에 만족하지 못했던 혼다는 협의에 속도가 나지 않자 닛산을 자회사로 만들겠다는 제안을 했다.
이에 대등한 통합을 희망했던 닛산 내에서 강하게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왔고, 우치다 마코토 닛산자동차 회장이 지난 6일 혼다 측에 합병 협의 중단 방침을 전했다.
혼다와 닛산은 일본 자동차 업계가 미국 테슬라, BYD(비야디)를 비롯한 중국 신흥 전기차 업체 등에 밀리는 상황에서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통합을 추진했다.
혼다와 닛산의 지난해 세계 판매량은 각각 380만7311대와 334만8687대로 427만대를 판 BYD에 처음으로 역전당했다.
양사는 이미 지난해 3월 차량 탑재 소프트웨어 개발과 전기차 부품 공동 사용 등에서 협력하기로 했던 터라 합병이 확정되면 투자비 확보, 차량 플랫폼 공통화, 연구개발 기능 통합, 생산거점 합리화 등에서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했다.
아울러 일본 시장에서 세계 1위 완성차 업체인 도요타자동차가 독주하는 가운데 도요타의 강력한 경쟁자가 생긴다는 점에서 합병이 의미가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합병이 무산되면서 혼다와 닛산은 다시 각자도생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특히 지난해 11월 세계 생산능력의 20%와 직원 9000명을 줄이는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던 닛산이 향후 어떤 생존 전략을 모색할 것인지가 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두 회사는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 중 하나인 미국의 관세 정책 리스크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닛산 경영에 참여하려는 것으로 알려진 대만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 류양웨이 회장은 전날 대만에서 취재진에 닛산 최대 주주인 르노 측과 접촉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인수가 아닌 협력이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은 “닛산뿐만 아니라 혼다도 일부 사업의 이익률이 낮고 중국 시장에서 판매량이 급감해 과제가 많다"며 합병 논의 백지화로 경영 전략의 근본적 재검토를 피할 수 없게 됐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