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자영업자 채무불이행 35%↑고령층은 52% 급증
금융당국 “다음달부터 연체·폐업위기 자영업자 금융지원”

▲지난해 말 개인사업자(자영업자·기업대출을 보유한 개인) 335만8956명의 금융기관 대출금액은 1122조791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7719억원(0.1%) 늘어났다.
지난해 금융기관에 진 빚을 갚지 못한 자영업자가 35% 급증했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층 증가율은 52%로 증가폭이 훨씬 컸다. 채무불이행 자영업자의 대출 규모가 30조원을 돌파하자 금융당국은 다음 달부터 연체·폐업 위기 자영업자를 위한 금융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16일 신용평가기관 나이스평가정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실에 제출한 '개인사업자 채무불이행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개인사업자(자영업자·기업대출을 보유한 개인) 335만8956명의 금융기관 대출금액은 1122조791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7719억원(0.1%) 늘어났다.
더욱이 지난해 말 개인사업자 중 금융기관에 진 빚(대출액)을 3개월 이상 연체한 이들은 15만5060명으로 1년 전보다 4만204명(35%) 급증했다. 이들이 진 빚은 30조7248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29.9%인 7조804억원 늘어 3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자영업자들의 금융기관 대출금액은 코로나19 여파가 한창이었던 2020년 853조8488억원 대비 31.5% 늘어나는 등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증가 속도는 완화되고 있다.
빚을 못 갚는 자영업자들이 늘어나는 배경은 코로나19 당시 급증한 빚과 고금리 현상 지속, 장기화하는 내수 침체 등으로 꼽힌다.
이혁준 NICE(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장은 “코로나19 이후 손님들이 100% 돌아오지 않은 상태에서 금리가 치솟자 코로나19 당시 빚이 많아진 자영업자들이 이를 감당하지 못했고, 이에 연체율이 올라가고 폐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생계형으로 창업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고령층 자영업자의 대출부담은 더욱 암울한 실정이다. 지난해 말 60대 이상 개인사업자의 금융기관 대출잔액은 372조4966억원으로 1년 전보다 24조7303억원이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20대 이하(-1조9030억원), 30대(-6조4589억원), 40대(-12조9124억원), 50대(-2조6843억원) 등 다른 연령대에서 대출잔액이 모두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60대 이상 채무불이행자 수도 1년간 2만795명에서 3만1689명으로 52.4% 늘어 다른 연령대의 증가세를 압도했다. 60대 이상 채무불이행자가 보유한 대출금액 역시 1년 새 5조1840억원에서 7조8920억원으로 52.2% 급증했다.
이인영 의원은 “지난해 자영업자의 채무불이행이 급증한 것은 우리 경제의 심각한 경고 신호로, 특히 생계형 자영업자가 많은 60대 이상 고령층의 연체율이 급증한 현실은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위기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금융당국은 계획 중인 연체·폐업 위기 자영업자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보다 실효성 있게 운영해 자영업자들이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내수부진 속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빚을 갚지 못하고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늘어나는 것과 관련, 은행권을 통한 금융지원을 준비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다음 달부터 연체·폐업위기 자영업자들을 위한 지원 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라며 “빠르면 이달 말부터 신청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