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연봉 올렸지만…12월 퇴사자 ‘역대급’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2.20 11:00

12월 퇴사 884명 기록, 신규 채용은 291명에 그쳐

마이크론·하이닉스 파격 조건으로 스카우트 경쟁

연봉 상승에도 핵심 인재 경쟁사 선택 늘어난 듯

인건비 비율 9.4% 하락, 인재 확보 전략 재점검

삼성전자 서초사옥. 에너지경제DB

▲삼성전자 서초사옥. 에너지경제DB

삼성전자가 지난해 1만명이 넘는 신규인력을 채용했음에도 직원들의 대규모 퇴사가 이어지면서 인력 유출에 비상이 걸렸다. 경쟁사의 적극적인 스카우트에 삼성전자를 이탈하는 직원들이 많아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12월 퇴사자 884명 '최다'…경쟁사 스카우트에 흔들렸나

한국CXO연구소가 2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 퇴사자는 2022년 6189명에서 2023년 6359명으로 170명 늘었고, 지난해엔 6459명으로 100명 더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884명이 퇴사해 월별 기준 최다 기록을 세웠다. 이는 2022년 12월 448명, 2023년 12월 670명과 비교해 큰 폭으로 늘어난 수치다. 이는 작년 전체 퇴사했던 직원 중 13.7% 정도 차지하는 비중이다.



통상적으로 삼성전자는 3월에 가장 많은 직원이 들어오기도 하지만 나가는 인원도 많은 특수한 달이다. 그런데 작년 12월에는 채용은 291명으로 당해년도 월별 기준으로 가장 적은 직원을 채용한 반면, 900명 가까운 직원이 퇴사해 고용 희비가 엇갈렸다. 결국 지난해 12월에 직원 채용은 최소, 퇴사는 최다였던 달로 기록됐다.


지난 해 12월 삼성전자의 인력 유출의 원인으로는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 등 경쟁사의 채용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2월 마이크론은 한국에서 매우 적극적인 인재 유치 활동을 펼쳤다. 건국대학교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등 주요 대학에서 채용 설명회를 개최하고, 경기도 판교 일대 호텔 등에서 국내 반도체 엔지니어들의 경력 면접을 잇달아 진행했다.


사전 지원자를 대상으로 당일 면접을 통해 즉시 채용을 결정하는 파격적인 방식을 도입하기도 했다.


마이크론은 연차에 따라 10~20% 임금 인상, 주거비 지원, 비자 프로세스 지원 등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해 많은 경력직들이 마이크론으로 이직한 것으로 알러졌다.


SK하이닉스도 당시 적극적인 채용 전략을 펼쳤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에만 다섯 차례에 걸쳐 경력직 채용에 나선 바 있다. 경력직 식각 엔지니어 3명을 뽑기 위해 구인 공고를 냈는데 200명 가까운 현직 삼성전자 엔지니어가 지원한 사례도 전해졌다.


삼성전자

▲삼성전자 월별 입·퇴사자 현황. 자료=CXO연구소

평균 연봉 1억2900만원 전망…인건비 비율은 10년래 최저

이런 가운데 작년 삼성전자 직원의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2500만~2900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2023년 실제 지급됐던 평균 보수액 1억2000만원보다 약 800만원 많아진 금액이다.


삼성전자의 2024년도 직원 보수 총액은 16조1628억원으로, 이를 기준으로 사업보고서에 공시될 임직원 급여총액은 15조6779억~16조2436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평균 급여액 산출에 필요한 전체 직원 수는 12만5000명을 기준으로 했다. 연구소 측은 작년 반기 보고서와 사업보고서 상의 직원 수 차이가 1% 정도에 불과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지난해 별도 재무제표 기준 매출 대비 인건비 비율은 9.4%로, 2023년 10.6%에서 1.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 10년 중 가장 높았던 2023년의 인건비율이 1년 만에 한자릿수로 낮아진 것이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인건비율도 14.7%에서 13.7%로 낮아졌다.


작년 한 해 삼성전자가 지출한 인건비는 급여 및 퇴직급여 16조원과 복리후생비 3조4148억원을 포함해 총 19조5777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별도 기준 매출은 209조522억원을 기록했다. 연구소는 향후 1~2년 내 인건비율을 8%대로 낮추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매출을 기준으로 인건비율 8%대 달성을 위해선 인건비를 1조원가량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삼성전자의 평균 보수는 2018년 1억1900만원에서 2019년 1억800만원으로 하락했다가, 2020년 1억2700만원, 2021년 1억4400만원까지 상승했다. 이후 2022년 1억3500만원, 2023년 1억2000만원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삼성전자가 별도 기준 인건비율을 10% 밑으로 낮추기 위해 재무적 관점에서 상당한 노력을 했다"며 “올해는 핵심 인력 이탈 방지와 인건비 최적화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게 주요 경영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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