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전망 ‘어게인 2017’?…월가 “이미 고점찍었다” 경고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2.25 11:52
Money Matters-Financial Goals

▲미 달러화(사진=AP/연합)

올해 미국 달러화 가치가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첫 1년의 모습처럼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월가에서 확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본 엔화, 영국 파운드화, 유로화 가치가 크게 오를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4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2017년 당시 달러 약세를 촉발했던 요인들이 다시 등장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앤드류 와트러스 등 전략가들은 “2017년 달러화가 하락한 이유는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 글로벌 경제성장, 유럽 정책 등이 맞물렸기 때문"이라며 “올해 달러는 2017년과 같은 이유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모건스탠리는 다만 올해 달러화가 얼마나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는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2016년 대선이 있었던 11월에만 3.2% 급등했고 다음 달인 12월에도 1% 가까이 올랐다. 그러나 트럼프 1기 행정부가 공식 출범한 2017년 1월부터 달러화 가치가 본격 하락 하더니 연말까지 10% 가량 폭락했다.




주목할 점은 달러인덱스가 2016년 대선 이후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달러인덱스는 지난해 대선 이후 연말까지 4% 가량 올랐지만 올들어 약 3% 하락했다.


이를 두고 모건스탠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예상보다 그렇게 징벌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관세를 즉각 부과하겠다고 공약해왔지만 현재까지 중국산 수입품에만 10% 관세를 매긴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국가별 맞춤 관세인 상호관세, 자동차·반도체·의약품 등 품목별 관세, 철강·알루미늄 관세 등의 시행을 예고한 상황이지만 모건스탠리 조사 결과 투자자 30~40%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이어 최근 독일에서 치러진 총선 이후 유로화 가치가 오르면서 달러화가 하방 압박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독일 총선에서 중도우파인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이 승리하면서 3년 만에 정권 교체가 이뤄졌다.


아울러 모건스탠리는 지난달부터 투자자들에게 달러 대비 엔화, 유로화, 파운드화 가치가 각각 3%, 3%, 0.5% 오를 것이란 포지션을 보유할 것을 권장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다른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달러 약세론에 동참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최근 투자노트를 통해 달러/유로 환율이 미국 대외정책의 불확실성을 가장 잘 반영한다며 유로화 가치가 현재 1유로당 1.05달러에서 연말까지 1.10달러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의 카마크샤 트리베디 등 전략가도 이와 비슷한 의견을 내비쳤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명확해지면 달러화가 빠르게 반등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골드만삭스는 “유사점은 분명하며 (2017년 흐름이) 반복될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면서도 “현재는 2018년 초반과 명확한 유사점도 있다"고 밝혔다. 실제 트럼프 1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2018년부터 본격 시행됐으며 그 결과 달러인덱스는 2018년 4.2% 가량 반등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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