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팩토링 채권서 연체 발생
연체채권비율 상승, ROA 하락 전망
팩토링·PF대출 등 대체수익 확대
가파른 카드론 확대, 건전성에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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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
롯데카드가 보유 중인 팩토링 채권에서 거액의 연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타사 대비 위험자산 비중이 높은 상태에서 이번 연체로 대손 비용 부담까지 늘어나게 되면서 자산 건전성 이슈가 매각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팩토링 대출 관련 연체에…신평사, 건전성 하락 전망
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카드가 보유한 786억원 규모의 소매 렌탈사 팩토링 채권에서 연체가 발생했다. 팩토링 대출은 보유한 매출 채권을 담보로 자금을 빌리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감독원은 앞서 지난달 롯데카드 수시검사 착수 이후 팩토링 대출 부실 등 점검에 나선 바 있다. 회사는 이번 연체 발생이 배임이나 횡령 등 금융 사고에 의한 부실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렌탈업체의 채무상환능력 대비 과도한 신용 공여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카드는 이로 인한 300억~400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지난해 실적에 추가 반영할 계획이다. 지난해 실적에 대비해 충당금은 감당 가능한 규모지만, 손실 인식에 따른 건전성 저하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를 인식한 롯데카드의 ROA(총자산이익률)가 약 0.1~0.2%p 하락하고, 연체채권비율(1개월 이상)이 약 0.2∼0.3%p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금융감독원 기준 연체채권비율은 약 0.3%P 상승으로 추산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여신 건전성 지표인 연체율이 약 0.2%p 상승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기업금융 취급 높아…대체 수익 확대에 전력
문제는 이번 이슈로 인해 건전성 문제가 부각되면서 롯데카드의 매각에 또 다시 잡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서 수익성 강화를 위해 조좌진 롯데카드 사장이 취해 온 기업금융 확대 전략이 건전성 관리에 있어 복병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롯데카드는 타 전업카드사 대비 팩토링을 포함한 기업금융 취급 비중이 높은 편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롯데카드의 팩토링 채권 잔액은 6300억~6500억원으로, 총 자산의 2.6% 가량을 차지한다. 팩토링채권 규모는 2022년 말 2931억원이었지만 2023년 말에는 4715억원으로 증가했다. 또 다른 위험자산인 부동산 개발금융 관련 PF 대출자산도 같은 기간 9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팩토링대출 취급 비중은 전업카드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말 누적 팩토링채권 이자수익이 258억5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52.5% 급증했다. 타 카드사는 통상 자동차 할부 금융을 주로 취급하고 있어 팩토링을 취급하지 않거나 총자산 내 비중이 0.5% 미만에 그친다.
조 사장이 조달 비용 부담과 순익 하락세로 인한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부동산PF 대출과 팩토링 등 비카드부문을 확대해 온 것으로 해석된다. 롯데카드는 업권 평균 대비 낮은 신용등급과 비은행권 카드사인 점으로 인해 조달 부담이 타사보다 높은 상황이다. 실적은 카드업계 전반이 지난해 전년 대비 개선된 순이익을 나타낸 와중 롯데카드는 역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으로 2023년(3679억원) 대비 55.8%(2037억원) 급감한 1642억원을 기록했다. 이마저도 자회사 로카모빌리티 매각에 따른 일회성 처분이익을 반영한 결과다.
가파른 카드론 확대도 건전성 관리에 '복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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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의 카드론 자산 규모는 5조3340억원으로 전년 4조2953억원 대비 1조원 가량 큰 폭 증가했다.
롯데카드가 카드론 의존도를 늘려가는 점도 향후 건전성 문제상 복병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롯데카드의 카드론 자산 규모는 5조3340억원으로 전년 4조2953억원 대비 1조원 가량 큰 폭 증가했다. 카드론은 통상 중.저 신용자의 이용이 많기 때문에 잔액이 늘수록 부실 대출이 함께 늘어 건전성을 위협할 수 있다.
롯데카드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15.29%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이보다 높은 연 16~20% 사이로 금리를 적용받는 고객 비율이 60.6%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는 롯데카드의 카드론을 이용하는 고객의 신용도가 특히나 높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 중·저신용자들이 평균대비 높은 금리로 카드론을 많이 받아갈수록 롯데카드의 연체율 리스크는 높아지고, 대손충당금 비용도 확대된다. 이는 또다시 순이익 감소로 이어지게 된다.
금감원과 전문가들이 롯데카드의 재무건전성 추이에 주목하고 있는 만큼 내실 성장이 외형 확대만큼이나 중요한 이슈가 됐다. 문제가 된 팩토링 채권이 3개월 이상 연체돼 고정이하로 분류되면 충당금 확대로 연체율 상승을 가져올 수 있다. 부동산PF의 추가 부실화 가능성에 따라 건전성 하방 압력이 더 커질 우려도 있다.
한기평은 “팩토링 채권 내 거액여신 비중이 높은점을 감안하면 건전성 추이에 대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비우호적인 업황 하에 수익성 및 재무 건전성 하방 압력이 지속될 전망으로 신용도 관리 부담이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