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차 좁히는 스마트폰…노트북 점유율도 확대
2021년 한국 100%에서 시장 23% 中에 내줘
내수 시장 업고 성장세…韓 “프리미엄 승부수”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스마트폰과 노트북 OLED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며 한국 업체들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이미지 = 챗GPT.
스마트폰에 이어 노트북까지, 중국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 디스플레이 업계가 주도해온 OLED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이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며 위협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프리미엄 시장 집중 및 협력 확대를 통해 맞서고 있다.
◇ 中 스마트폰 OLED 점유율 급상승…노트북 시장도 위협
10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출하량 기준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기업의 스마트폰 OLED 시장 점유율은 55.1%로 전년(61.1%) 대비 6%P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BOE, 차이나스타(CSOT), 티안마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의 점유율은 38.7%에서 44.8%로 상승했다. 불과 1년 만에 한국과 중국의 점유율 격차가 22.4%P에서 10.3%P로 줄어든 것이다. 올해 1분기에는 격차가 3.4%P까지 좁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노트북 시장에서도 중국의 OLED 공세가 거세다. 2021년만 해도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노트북 OLED 시장을 100% 독점했으나, 지난해에는 한국 77.2%, 중국 22.7%로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과거 스마트폰과 노트북 OLED 패널 시장은 한국 기업의 독무대였다. 중국이 액정표시장치(LCD)에 집중하는 동안, 한국은 OLED 기술력 우위를 바탕으로 시장을 주도해왔다. 그러나 최근 중국 정부의 강력한 재정 지원과 빠른 기술 발전으로 중국 기업들이 OLED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또한 중국 기업의 급성장 배경에는 강력한 내수 시장이 자리하고 있다. 비보, 오포, 아너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신제품에 자국산 OLED 패널을 적극 채택하면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의 점유율이 급상승했다. 노트북 시장에서도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제조업체들이 하이엔드 제품에 자국산 OLED 패널을 확대 적용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 OLED 시장, 고성장 전망…韓, 프리미엄 전략으로 차별화
스마트폰과 노트북 OLED 시장 모두 높은 성장세가 예상되는 만큼, 국내 기업들은 중국의 공세를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스마트폰 OLED 패널 출하량은 9억1000만대로 전년 대비 9% 증가할 전망이며, 노트북 OLED 패널 출하량도 2023년 894만대에서 2031년 6438만대로 7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프리미엄 시장 공략과 글로벌 협력 확대를 통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용 OLED 패널 공급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이 자국산 부품 중심의 공급망을 구축하는 가운데,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BOE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아직 애플의 고급형 OLED 패널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아이폰17' 시리즈의 패널 점유율을 더욱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노트북 OLED 시장에서도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 대형 고객사와 협력을 통해 기술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인텔과 손잡고 인공지능(AI) PC에 최적화된 저전력·고화질 OLED 개발에 나섰다. 이를 통해 성능과 전력 효율성을 높이며 중국의 저가 OLED 패널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기업이 아직 스마트폰과 노트북 OLED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중국의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며 “프리미엄 시장 차별화와 글로벌 협력 강화를 통해 중국의 추격을 견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