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등석 ‘양갈비 한 상’ 등 최고 품질의 요리 제공
높은 고도, 기내 습도 고려 전반적으로 간이 센 편

▲김세경 세스타 오너 셰프가 대한항공 기내식 신 메뉴 공개 행사장에서 설명하는 모습. 사진=박규빈 기자
“좀 더 교감 있는 서비스를 해야겠다 싶어 객실 승무원들이 손님들과 직접 대화를 하며 요리를 제공하는 등 파인 다이닝에서 느껴볼 수 있는 요소를 극대화 하는 데에 주안점을 뒀습니다."(김세경 세스타 오너 셰프)
12일 대한항공은 그랜드 하얏트 인천에서 기내식 신 메뉴를 전날 공개했다. 신규 기업 이미지(CI) 론칭을 계기로 보다 고급화한 기내 경험을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다.
데이비드 페이시 기내 서비스·라운지 부문 부사장은 “메뉴에 관한 당사의 철학은 '진정성'이고, 고전적인 레시피에 뿌리를 두고 있는 만큼 음식이 진정 빛날 수 있도록 깔끔하고 우아한 프레젠테이션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의 요리가 아닌 전체적 '경험'에 집중했고, 김세경 셰프와 협력해 메뉴를 만들었다"며 “3만5000피트 상공에서도 최고 품질의 요리를 제공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대한항공 측은 사전에 신규 기내식 소개 행사에 오는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2종의 시식 메뉴를 제공한다고 밝히며 양자택일 해달라고 요청했다. 문어를 넣어 지은 영양밥을 중심으로 하는 한식 정찬과 모로칸 스타일로 구워낸 양갈비 스테이크가 메인 디쉬로 구성된 양식 중 기자는 후자를 선택했다.

▲어뮤즈 부쉬인 게살 레몬 바이트와 전채로 나온 새우 완두콩 무스 타르트. 사진=박규빈 기자
대체로 저비용 항공사(LCC)를 선택해왔고, 풀 서비스 캐리어(FSC)는 비즈니스석은 커녕 이코노미석만 타봤던 만큼 머리털 나고 처음 경험해보는 일등석 서비스였다. 신 메뉴 개발을 고급 파이닝 셰프에게 맡겨서일까, 과연 다양한 조리법이 적용된 제철 식재료의 신선함이 느껴졌다.
가장 먼저 나온 '어뮤즈 부쉬'인 게살 레몬 바이트는 해조류를 여러 장 겹쳐놔 두께가 느껴졌다. 그 위에는 게살과 레몬 크림이 어우러져 있었고, 사이에는 투명한 젤리와 비슷한 분리막이 있어 재료 간 섞임을 방지해주는 역할을 해줘 파인 다이닝의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새우 완두콩 무스 타르트는 해산물의 식감을 크리스피한 장식으로 보강한 듯 했다. 전복 계란찜은 웬만한 카페에서 파는 푸딩보다 더 부드러웠다. 얇게 저민 전복살에서 배어나온 수분이 바다의 맛을 더해줬다. 전복살은 연한 식감을 보였고, 아래에 깔린 은행 세 알은 이스터에그 같았다.

▲전채로 나왔던 조개 관자 카르파치오. 사진=박규빈 기자
전채였던 조개 관자 카르파치오는 확실히 레몬 맛과 알싸한 고추의 캡사이신 맛이 뒤섞였고 강했다. 얇게 썬 조개관자는 살짝 얼얼함을 뿜어냈다. 연어알로 데코레이션, 훌륭했다. 높은 하늘을 하는 기내에서의 맛이 궁금해졌다.

▲주 요리로 나온 모로코식 양고기. 사진=박규빈 기자
주 요리인 모로코식 양고기는 지방질이 적당히 섞여 부드러운 갈비살이었다. 레어와 미디엄 웰던 사이의 굽기로 나왔고, 쌀밥 대신 브로콜리를 갈아둬 탑승객의 건강까지 챙기는 듯 했다.
쇼비뇽 와인까지 곁들였고, 한입 크기의 디저트 덕분에 깔끔하게 식사를 끝낼 수 있었다.

▲김세경 세스타 오너 셰프가 자신의 레스토랑에서 판매 중인 시그니처 메뉴를 기내식으로 개발해 대한항공 객실 승무원과 들어보이는 모습. 사진=박규빈 기자
한편 대한항공은 2022년 10월 마크 알머트 보르 오 락 수석 소믈리에를 초빙해 기내 와인에 대한 대대적인 리뉴얼을 진행한 바 있다. 통상 기내는 지상 대비 건조하고 기압이 더 낮으며, 엔진 구동음 등 비교적 큰 소음에 노출된 환경이다.
전반적으로 음식의 간은 평소 먹는 음식보다 센 느낌이 들었다. 이와 관련, 본지는 신 메뉴 개발에 있어 습도·기압 등 기내 환경에 대한 고려 여부와 기내 와인들과 페어링이 잘 되도록 한 것인지, 반영된 기본 철학 등에 대해 질의했다.
김 셰프는 “파인 다이닝에 대한 경험치를 좀 더 높여보자는 취지에서 그런 부분에 대해 대한항공 씨앤디(KCND)와 고민을 많이 했다"며 “메뉴 개발 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이하 임원들과 비행기를 타보며 음식을 먹어보기도 했다"고 답변했다.
또한 “일등석과 비즈니석에서 제공하기 시작한 김치는 특정 지역의 맛이 강하지 않게 호불호가 갈리지 않도록 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대한항공 신규 기내식 서비스는 오는 12일 미국 뉴욕·프랑스 파리·영국 런던 등 장거리 주요 10개 노선에서 만나볼 수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6월부터 장거리 전 노선, 올해 9월부터는 중·단거리 모든 노선에서 신규 서비스를 차례로 시행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