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진에어·티웨이 잇달아 주총 열고 의결
국내 LCC 1~3위사 잇달아 결손금 문제 해결
LCC 업계, M&A 상황에 민첩한 움직임 중요

▲진에어 여객기
올해 국내 주요 저비용 항공사(LCC)가 잇달아 결손금을 털어내고 재무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단행하고 있다. 올해 국내 항공업계의 지각변동이 예고되면서 저마다 민첩하게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결손금 문제를 해소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과 올해 초 국내 주요 LCC가 결손금을 보전하기 위한 안전을 주주총회에 상정하고 있다. 국내 LCC 업계 2위에 꼽히는 진에어는 이달 26일 개최가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자본준비금 감액 및 결손금 보전·이익잉여금 전입'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국내 LCC 1~3위, 코로나 사태 발생한 결손금 '특단의 조치'로 해결
이는 주식발행초과금 등으로 마련된 자본준비금(자본잉여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이전해 결손금을 보전하고 재무 상태를 크게 개선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대체로 이전에 유상증자 등을 통해 기업이 주주들에게 자금을 조달할 때 주당 금액이 주식의 액면금액을 초과한 자본은 자본준비금으로 적립된다.
결국 자본준비금을 배당이 가능한 이익잉여금을 전환하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는 주주로부터 받은 돈을 다시 주주에게 돌려주는 특단의 조치로 꼽힌다. 이에 통상적으로 인위적인 결손금 보전 조치보다는 영업활동을 통해 자연스레 결손금을 해소하는 방식이 자주 활용된다.
그러나 진에어 뿐 아니라 LCC 업계 1~3위사들은 최근 이 같은 결손금 보전 조치를 단행하고 있다. 티웨이항공(LCC 업계 3위)은 지난해 3월, 제주항공(1위)도 지난해 12월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동일한 안건을 통과시켜 결손금을 완전히 털어냈다.
이 같은 결손금은 지난 2020년 시작된 코로나 사태와 연관이 깊다. 당시 여객 수요가 극도로 제한되면서 국내 LCC 업체는 모두 막대한 적자를 기록한 끝에 자본잠식 상황에 처했다. 자본력이 뒷받침된 국내 대형 항공사(SFC)는 여객기를 개조해 화물을 운송해 오히려 상당한 이익을 남겼지만, LCC는 이 같은 변화에 따라가지 못했다.
다만 코로나 사태가 마무리되던 2023년부터 여객 수요가 급격히 회복되면서 LCC의 영업이익도 흑자로 반등했다. 아울러 지난해도 대부분 LCC가 흑자를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2년 연속 흑자 실적을 달성하면서 자본잠식 문제를 해결할 체력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결손금 문제 해결, 항공업계 지각변동과 연관…“향후 M&A 주도할 것"
그러나 유독 지난해 연말과 올해 국내 LCC 업계 1~3위사들이 연달아 결손금 문제 해결에 나선 것은 시장 재편 문제와 연관이 깊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국내 항공업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라는 초대형 변수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계열 LCC인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하나로 합병해 LCC 업계 1위 왕좌를 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통합의 중심적 역할을 맡아야할 진에어가 결손금에 발목을 잡힌다면 통합 작업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
동시에 최근 티웨이항공을 사실상 인수하고 에어프레미아의 2대 주주로 올라선 대명소노그룹의 행보도 예사롭지 않다. 대명소노그룹은 향후 에어프레미아의 경영권도 확보해 양사를 합병하겠다는 포부를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에어프레미아 경영권 확보와 합병 과정에서 주도적으로 나서야할 티웨이항공 역시 결손금을 남길 경우 움직임이 제한될 수 있다.
오랫동안 국내 LCC 업계 1위를 지켜온 제주항공 입장에서는 향후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의 '통합 LCC'나 대명소노그룹의 티웨이항공‧에어프레미아 '합병 LCC' 등과 경쟁에 돌입해야할 상황이다. 제주항공 스스로는 아직 뚜렷한 인수‧합병(M&A)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았으나 향후 시장에 매물이 나온다면 민첩하게 대응해야할 상황이다. 역시 결손금을 남겨 두기보다 해소해야할 상황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올해 항공사 지각변동 상황에서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LCC 업계 1~3위가 서둘러 결손금을 털어내고 있다"며 “향후 이들이 M&A를 주도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