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수학 94.5점 기록… 한국 첫 추론 AI, LG ‘엑사원 딥’ 탄생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3.18 14:56

美·中 AI 판도에 도전장
적은 크기로 동등 성능
누구나 쓸 수 있게 공개

엑사원 로고

▲엑사원 로고

LG AI연구원이 자체 개발한 추론 AI 모델 '엑사원 딥(EXAONE Deep)'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며 글로벌 AI 시장에서 본격적인 경쟁에 나섰다.




현재 AI 시장은 오픈AI(마이크로소프트 지원), 구글(DeepMind), 중국의 딥시크(DeepSeek)와 알리바바 등 소수의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LG의 '엑사원 딥' 공개는 한국 기업이 이러한 글로벌 AI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추론 AI 경쟁에 뛰어든 LG

LG AI연구원이 18일 발표한 '엑사원 딥'은 단순한 언어 모델을 넘어, 논리적 사고를 기반으로 스스로 가설을 세우고 이를 검증하는 '에이전틱(Agentic) AI'로 분류된다.


이는 기존의 '지식 AI'가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데 그쳤던 것과 달리, 단계적인 사고 과정을 거쳐 논리적인 답변을 생성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AI 산업에서 이러한 '추론 AI(Reasoning AI)'는 수학, 과학, 코딩과 같은 복잡한 문제 해결에 강점을 보이며, 전 세계적으로도 소수의 기업만이 이를 개발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AI의 연산 능력과 추론 능력이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자체 AI 모델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현재 AI 시장에서 오픈AI는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은 자체 AI 연구 조직 DeepMind, 중국은 알리바바와 바이두가 AI 모델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의 LG가 '엑사원 딥'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며, AI 패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참여한 셈이다.


'엑사원 딥'의 핵심 경쟁력은 모델 크기를 대폭 줄이면서도 글로벌 수준의 성능을 유지했다는 점이다. 가장 큰 모델인 '엑사원 딥-32B'는 320억 개의 매개변수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딥시크의 'DeepSeek R1' 모델(6710억 개 매개변수)의 5% 수준이지만, 수학·과학·코딩 분야의 평가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특히, 한국어 기반 문제 해결 능력이 강한 점이 두드러진다. '엑사원 딥-32B'는 2025학년도 한국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수학 영역에서 94.5점을 기록했고, 선택과목(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에서도 1등급을 획득했다​.


AI 모델의 수학 문제 해결 능력을 평가하는 대표적인 지표인 'MATH-500'에서도 95.7점을 기록해, 글로벌 AI 모델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엑사원딥

▲엑사원딥 등 주요 AI의 수학능력 평가 결과. 출처=LG AI연구원

'엑사원 딥' 써보려면

LG AI연구원은 '엑사원 딥'을 연구자와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사용자는 글로벌 오픈소스 AI 플랫폼인 허깅페이스(Hugging Face)를 통해 '엑사원 딥' 모델을 다운로드하거나 직접 실행해볼 수 있다.


모델을 사용하려면 먼저 파이썬(Python) 환경이 필요하며, 관련 라이브러리를 설치한 후 모델을 로드하면 된다.


사용자는 원하는 문장을 입력하고 모델이 생성한 답변을 받아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AI의 논리적 추론 능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직접 설치해 실행하기 어려운 경우 구글 콜랩(Google Colab), AWS, GCP, Azure 같은 클라우드 환경에서 실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향후 LG AI연구원은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API 형태로도 제공할 계획이다.


LG AI연구원은 '엑사원 딥-32B' 외에도, 다양한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경량 모델 '엑사원 딥-7.8B'와 스마트폰 등에 내장해 사용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 모델 '엑사원 딥-2.4B'도 함께 공개했다.


'엑사원 딥-7.8B'는 32B 모델의 24% 크기임에도 불구하고 성능을 95%까지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엑사원 딥-2.4B'는 외부 서버와 연결하지 않고도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한편 LG는 AI 기술을 단순한 연구 개발을 넘어, 실질적인 산업 적용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LG전자와 LG유플러스 등 계열사들과 협력해 온디바이스 AI 모델을 더욱 발전시키고,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모델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구광모 ㈜LG 대표도 올해 신년사에서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전에 없던 가치를 만든 많은 순간들이 쌓여 지금의 LG가 되었다"며 “AI와 같은 첨단 기술을 일상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하여, 소중한 시간을 보다 즐겁고 의미 있는 일에 쓰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 산업계 관계자는 “AI 산업은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국가 간 AI 주도권 싸움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미국, 중국, 유럽이 각각 자국의 AI 생태계를 강화하는 가운데, '엑사원 딥'이 AI 시장에서 유의미한 존재감을 키울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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