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된 조선인 노동자 추도비’, 세종시와 日군마현의 협력…과거가 걸림돌 될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3.31 22:42

군마현 추도비 철거 이후 첫 방문에 신중 요구
시, “양측 지속적인 교류 통해 상호 발전 도모할 것”

스도 가즈오미 일본 군마현 의회 의장

▲31일 시청 세종실에서 (오른쪽)최민호 세종시장과 스도 가즈오미(須藤和臣) 일본 군마현 의회 의장이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김은지 기자

세종=에너지경제신문 김은지 기자 세종시는 31일 스도 가즈오미(須藤和臣) 일본 군마현 의회 의장과 만나 양 도시 간 선진 시책 공유 및 협력을 강화하는 자리를 가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군마현이 과거 조선인 노동자 추도비를 철거한 전력이 있어 이번 방문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군마현은 지난해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 사실을 후대에 알리기 위해 세운 '조선인 노동자 추도비'를 철거하면서 실무교류 관계였던 제주도의 강한 불만을 초래했다. 이에 따라 세종시가 이번 일본 군마현 의장 방문에 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세종시는 이날 중앙부처와 국책연구기관의 지방 분산 성공사례 및 스마트시티 기술을 공유하기 위해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행정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과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또한 시는 양측이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상호 발전을 도모하고 구체적인 협력 체계 구축 방안을 모색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최 시장은 스도 의장에게 “우리 (군마현 의장) 의장님이 우리 세종시 의장이 되면 좋겠다. 제가 시장이 뭘 하려고 하면 세종시의회에서 자꾸 못하게 하니까. 문제점을 들고 가서 해봐야 안된다“고 언급해 세종시의회를 비판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같은 날 임채성 세종시의회 의장도 스도 가즈오미 의장을 접견해 지역 소멸 위기 극복 방안 등을 논의했다. 시의회 관계자는 군마현 의장 방문과 관련해 “시의회 입장에서는 추도비 철거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양측 관계가 조심스러운 건 사실"이라며 “추후 실무협약 등에 대해서는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월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군마현청과 실무교류 협의를 체결하며 조선인 노동자 추도비 철거 문제에 대해 정무적 고려를 당부했지만, 군마현은 이를 무시하고 곧바로 철거를 진행했다. 이에 오 지사는 “군마현이 우리를 기만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군마현 현지 주민들에 의해 2004년 '군마의 숲'에 '기억 반성 그리고 우호'라는 문구가 새겨진 조선인 노동자 추도비가 설치됐지만 지난해 1월 철거 당한 뒤 현재 빈 공간으로 남아 있다. 당시 시민단체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지자체 결정이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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