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봉화군이 수의계약을 통해 특정 업체에 거액의 예산을 집행하며 실효성 없는 반려동물 행사를 강행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반려견 선발대회에 참가한 반려견 주인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봉화군
특히 행사 과정에서 예산이 부풀려졌다는 의혹과 정산 투명성 문제까지 제기되면서, 지역 주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수의계약으로 특정 업체 밀어주기 의혹
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12월 27일부터 29일까지 봉화군 소천면 분천리 산타마을에서 열린 '산타마을 반려문화축전'은 봉화축제관광재단이 특정 A업체를 수의계약 방식으로 선정하고 1억5000만원의 예산을 지급하면서 추진됐다.
행사는 △산타견 선발대회 △반려견과 함께하는 스탬프 투어 △반려견 보온카페 및 놀이터 운영 △펫 인플루언서 초청 홍보 △조형물 배치 등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방문객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기존 반려동물 행사와 다를 바 없다"는 평가와 함께 참가자가 극히 적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실제로 산타견 선발대회 참가자는 행사 첫날 9명, 둘째 날 15명, 셋째 날 16명에 불과했다.
△예산 부풀리기, 1000원짜리 모자가 1만원?

▲산타견 선발대회 포스터. 제공-봉화군
본지가 입수한 행사 정산보고서에 따르면 A업체는 참가자들에게 제공한 산타모자의 단가를 1000원대가 아닌 1만원으로 기재해 수백만 원을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시장 가격보다 10배 이상 부풀려진 금액으로, 예산이 부적절하게 사용되었음을 시사한다.
게다가 정산보고서에는 행사 예산의 절반인 7450만원에 대한 세부 사용 내역이 포함되지 않았으며, 선금 사용에 대한 영수증조차 첨부되지 않았다.
이는 회계 투명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는 대목이다.
△예산 대비 경제효과도 마이너스
행사 경제효과 분석에서도 문제는 드러났다. A업체가 보고한 경제효과는 1억 원에 불과해 실제 투입된 1억5000만원의 예산보다 적었다. 즉, 군의 투자 대비 실질적인 효과는 오히려 손해로 평가된다.
△논란에도 같은 행사 또 강행?

▲산타 견 카시트 2위 입상. 제공-봉화군
그럼에도 불구하고 봉화군은 올해도 같은 행사를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봉화군 관계자는 “행사 관련 내부 자료가 유출된 것이 문제"라며 자료 유출자를 색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는 예산 낭비 및 회계 불투명성 문제에 대한 본질적인 해명 없이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로 읽힌다.
혈세가 투입되는 행사에 대한 면밀한 감사와 투명한 예산 집행이 요구되는 가운데, 봉화군이 이번 논란을 어떻게 수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