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는 사이드카, 닛케이도 서킷브레이커…트럼프發 ‘관세 공포’에 금융시장 패닉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4.07 10:37

코스피 4.5% 급락해 매도 사이드카…닛케이 지수도 서킷브레이커
미국과 전면전 나선 중국 상해종합 -6%…홍콩 항셍 -10%
대만 TSMC 주가는 하한가

원자재 시장도 패닉셀 덮쳐…국제유가 60달러 붕괴
국제금값도 한때 3000달러 밑으로…비트코인은 8만달러선 하회
“협상 없다”는 트럼프…“고통 계속될 것”

급락한 코스피

▲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6.17p(4.31%) 내린 2,359.25로 개장했다. 원/달러 환율은 27.9원 오른 1,462.0원, 코스닥지수는 20.37p(2.96%) 내린 667.02로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미중 관세 전쟁이 전면전에 돌입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전쟁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이 느낄 공포감은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7일 한국시간 오전 10시 47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50% 급락한 2354.44를 보이고 있다. 지수는 전장 대비 106.17포인트(4.31%) 내린 2359.25로 출발한 후 낙폭을 키웠다.


지수가 급락하면서 9시 12분부터 17분까지는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사이드카는 코스피200선물지수의 5% 이상 상승 또는 하락이 1분 이상 지속될 때 5분간 프로그램매도호가의 효력을 정지하는 조치다.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글로벌 증시가 급락한 지난해 8월 5일 '블랙먼데이' 이후 처음이다.


같은 시각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는 6.08% 급락한 3만1727.01을 보이고 있다. 토픽스 지수는 이날 장중 최대 9.6% 급락했다. 일본 증시에서 두 지수의 선물 매매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현재 호주 S&P/ASX200 지수(-3.99%)도 하락한 상태이며 미국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선물(-2.7%)과 나스닥 100 선물(-3.58%),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 선물(-2.23%) 등도 급락세다. 선물시장 개장 초반 S&P 500과 나스닥 100 선물은 5% 넘게 떨어졌고 다우존스 선물은 4% 넘게 하락했다가 낙폭을 일부 만회한 상태다.


미국과 전면전에 나선 중국 증시도 폭락세다.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전장 대비 6.72% 하락한 3117.57을 보이고 있고 홍콩 항셍지수는 10.09% 급락한 상황이다.


대만 가권지수는 9.62% 하락한 1만9249.85를 보이고 있다. 가권지수가 2만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작년 8월 5일(1만9830.88) 이후 8개월 만이다. 대만 TSMC 주가는 전 장 대비 9.98% 급락해 하한가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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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AFP/연합)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무역상대국에 적어도 10% 관세를 부과하고, 대미 무역흑자가 큰 상대국에는 이보다 높은 국가별 상호관세율을 적용한다고 2일 발표했다. 이에 중국은 4일 미국 증시 개장 전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34% 맞불 관세를 부과하고, 희토류 7종에 대한 수출을 규제하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전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어 투자심리는 위축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대중국 무역 적자가 해결되지 않으면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상호관세) 연기는 없다. 앞으로 며칠 또는 몇 주간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로 인한 미국 경제 침체 우려에 대해 “경기침체를 고려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프리덤 캐피털 마켓의 제이 우즈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트럼프나 베센트가 공포를 진정시키기 위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출혈이 계속되고 있다"며 “그동안 이어졌던 강세장은 슬픈 종말을 맞이할 것"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이어 “우리는 여전히 (관세) 유예를 기다리고 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며 “트럼프로부터 아무 말이 없으면 고통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AT 글로벌 마켓의 닉 트위데일 수석 애널리스트는 “트럼프가 강경 기조를 이어간다면 위험 자산은 더 많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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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연합)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심리는 증시뿐만 아니라 원자재 등 다른 시장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현재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2.61% 급락한 배럴당 60.37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WTI 가격은 개장 후 한때 60달러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또 이날 국제 금 가격은 장중 한때 2.2% 폭락해 3000달러선이 잠시 무너졌고 구리 가격은 최대 8% 가까이 급락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대표 안전자산인 금은 불확실성이 고조될 때 수요가 몰리지만 극심한 시기엔 다른 분야에서 손실을 메우기 위해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에너지, 비철금속, 귀금속 등 주요 원자재 24개를 추종하는 '블룸버그 원자재 지수'는 지난 주에만 5.8% 급락, 2022년 이후 최대 하락폭을 보였는데 원자재 시장에서 투매현상이 이날에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JP모건체이스의 빌 피터슨 애널리스트는 이날 투자노트를 내고 “수요 파괴와 침체 리스크가 무대 중심에 올랐다"고 밝혔다.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도 매도세를 면치 못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한때 7% 가량 급락하면서 7만7077달러까지 추락했고 이더리움은 2023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인 1538달러까지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위험회피 속 안전자산으로 향하고 있다. 엔화 수요가 늘면서 엔/달러 환율은 전장대비 최대 1% 하락한 145.41엔을 기록했고 스위스 프랑화 가치는 0.7% 상승했다.


엔화 강세로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 환율은 2년 만에 100엔당 1000원을 돌파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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