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는 반발…“경영쇄신과 정반대 방향”

▲경기 성남시 판교IT밸리에 위치한 카카오 사옥 전경.
카카오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매각설에 대해 “확정된 바 없다"고 일축했다. 다만 주주들과 성장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사실상 매각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날 '풍문 또는 보도 내용에 대한 해명내용' 공시를 통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매각에 대해 확정된 바 없다"며 “그룹 기업가치 제고와 카카오엔터의 지속 성장을 위해 주요 주주와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투자은행(IB) 업계를 중심으로 카카오가 최근 카카오엔터 경영권 매각을 추진 중이라는 소식이 일파만파 퍼졌다. 2대 주주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싱가포르투자청(GIC) 등 주요 주주에게 서한을 보내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엔터는 지난 2019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한 바 있다. 당시 사명은 '카카오페이지'였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악화된 가운데 쪼개기 상장 논란이 일면서 계획을 철회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국내 증권시장의 침체기가 길어지는 상황에 상장을 강행해도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고 판단해 매각으로 전략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엔터 기업 가치는 약 10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선 카카오가 지난해부터 진행 중인 군살빼기 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신성장동력을 인공지능(AI)과 카카오톡으로 지목하고, 비핵심 사업 정리와 함께 시장 진출 기반 마련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카카오의 계열사는 144개에서 122개로 줄었다.
카카오 노사는 콘텐츠CIC 분사 및 카카오VX 매각에 대해서도 갈등을 빚고 있다. 사측은 이제 막 분사 준비를 시작한 단계라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분사 이후 지분 매각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는 점에서 사실상 매각 수순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카카오 공동체 노동조합인 전국화학섬유식품노조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이날 성명을 통해 카카오엔터의 사모펀드 매각 가능성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포털 다음과 카카오엔터, 카카오모빌리티 등 카카오의 주요 플랫폼이 사모펀드로 매각되는 것을 반대한다"며 “사모펀드에 사업을 매각하는 건 경영쇄신과 정반대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게임즈의 카카오 VX,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헬스케어의 지분 매각 소식이 전해졌고, 모두 사모펀드가 유력한 매수자로 등장했다"며 “최근 홈플러스 법인 회생 사태에서 드러난 것처럼 MBK와 같은 사모펀드는 투자 이익 외에 사회적 책임엔 전혀 관심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일상생활과 깊이 연결돼 있고, 이용자의 민감정보가 집약된 플랫폼을 사모펀드가 운영한다면 영리병원 도입 등과 같이 공공성이 후퇴할 것임이 자명하다"며 “사모펀드에 의한 지분 매각을 통제하는 정책 장치가 시급히 마련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