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OCI홀딩스·HD현대에너지 1분기 실적 개선
“트럼프, 화석연료든 태양광이든 가장 싼 에너지가 목표”
올해 신규 중국 200GW, 미국 40GW, 유럽 70GW, 한국 3GW
트럼프 변수 크고, 미국 생산규모 확대로 공급과잉 우려

▲한화큐셀이 2021년 완공한 미국 텍사스주 168MW 규모 태양광 발전소.
태양광 업계가 올해 1분기 예상보다 더 나은 실적을 기록했다. 당초 화석연료를 강조하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으로 중국 다음으로 큰 미국시장이 침체를 겪을 것이란 전망이 있었으나,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실적과 전망이 모두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국내 시장까지 기대감이 커지면서 업계에 활력이 돌고 있다.
26일 증권업계 및 각 사에 따르면 태양광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컨센서스(예상)보다 더 높게 나왔다.
한화솔루션은 연결기준으로 1분기 매출 3조945억원, 영업이익 303억원, 당기적자 30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 31.5% 증가했고, 영업이익 흑자전환했으며, 당기적자 폭은 93.25% 개선됐다. 네이버증권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07억원 적자였으나 오히려 흑자를 기록했다.
태양광사업이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부문별 실적은 신재생에너지 매출 1조5992억원, 영업이익 1362억원으로 영업이익률 8.5%이다. 케미칼은 매출 1조736억원, 영업적자 912억원, 영업이익률 -8.5%이다. 첨단소재는 매출 2738억원, 영업적자 18억원, 영업이익률 -0.7%이다.
OCI홀딩스는 연결기준으로 1분기 매출 9465억원, 영업이익 487억원, 당기적자 14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9.5% 증가, 영업이익은 50.9% 감소했다. 네이버증권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72억원였으나 더 많이 기록했다.
계열사별로는 △OCI테라서스 매출 1120억원, 영업이익 120억원 △OCI엔터프라이즈스 매출 680억원, 영업이익 90억원 △OCISE 매출 880억원, 영업이익 72억원 등이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연결기준으로 1분기 매출 853억원, 영업적자 30억원, 당기적자 1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12.6%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78.7% 증가, 당기적자는 94.4% 개선됐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의 1분기 매출 구성을 보면 태양광모듈 573억원, 솔루션 274억원이며, 지역별로는 국내 606억원, 유럽·호주 47억원, 미국 200억원 등이다.
태양광업계는 올해 1월 20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까지만 해도 어둠이 짙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구호로 '드릴, 베이비, 드릴'을 외치며 화석연료를 강조해 상대적으로 태양광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딱히 태양광을 배척하지 않았다. 최근 무역상대국들을 대상으로 보편관세 및 상호관세 폭탄을 부과하면서 이를 적용하지 않는 대상에 태양광 패널의 원재료인 폴리실리콘과 웨이퍼를 포함했다.
여기에 중국산 태양광 전지제품이 동남아를 거쳐 미국으로 우회 수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동남아 제품에 최대 3000%가 넘는 관세를 부과하면서 미국 현지에 공장을 건설 중인 한국 태양광 기업들이 혜택을 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태양광업계 한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화석연료든, 태양광이든 상관없이 에너지 단가를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관세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스콧 벤센트 재무장관은 최근 자신의 X 계정에 “에너지의 풍족함이 경제의 풍족함을 촉발한다. 이것이 화석연료를 개발하는 이유이며, 재생에너지도 마찬가지"라고 언급했다.
태양광업계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태양광 발전설비 신규 수요는 중국이 절반인 200GW 후반, 미국 40GW 이상, 유럽 70GW, 한국 2~3GW로 전망된다.
다만 태양광 시장을 낙관하기에는 우려 부분도 많다는 지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역시 트럼프가 변수다. 지금은 태양광을 관세 면제 대상에 포함하고, 중국산을 견제하고 있지만, 중국과 관세협상이 타결되면 오히려 미국 생산공장 구축이 불리해지는 반대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항상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에서 “2024년 말을 기점으로 미국의 태양전지 모듈시장이 공급과잉으로 바뀌고 있다. 미국의 모듈 생산캐파는 2024년 말 52GW에 도달했으며, 2025년 공사중인 23GW가 완공되면 75GW에 달한다"며 “반면 미국 수요는 2024년과 유사한 50GW 전후로 예상되고 있다. 2025년 미국내 모듈업체 사이에 가격 경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